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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462호 2016년 9월] 문화 신간안내

김영석 전 이탈리아 대사 '이탈리아 이탈리아' 펴내

35년간 외교관 경험 바탕…조선시대 연행록 전통 계승
저자와의 만남 - 김영석 전 이탈리아 대사

김영석 전 이탈리아 대사

유럽 문화 始原 이탈리아의 모든 것


35년간 외교관 경험 바탕조선시대 연행록 전통 계승



이탈리아 이탈리아

김영석 전 이탈리아 대사

<열화당 18,000원>


김영석(외교71-78 페레로 아시아 한국 고문·본회 부회장) 동문이 최근 이탈리아 입문서 겸 여행 안내서 ‘이탈리아 이탈리아(열화당)’를 펴냈다. 주 이탈리아 대사를 끝으로 외교관 생활을 마친 김 동문은 자타공인 유럽 전문가다. 유고슬라비아에서 일한 후 노르웨이에서 대사를 지냈고 구주국장을 역임했다.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소련지역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소련사’를 번역하기도 했다. 유럽의 정치 외교 뿐 아니라 역사, 문화예술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 에 그의 깊고 넓은 지식, 경험이 생생한 필치로 녹아있다. 당장 이탈리아로 떠나고 싶게 만든다. 아무 책이나 함부로 만들지 않는 열화당이 기꺼이 통로가 돼줄 만했다.


지난 8월 19일 서울 양재동 페레로 아시아 사무실에서 만난 김 동문은 “2014년 월간 조선의 청탁을 받아 10개월간 연재한 내용을 한 권으로 책으로 엮었다”고 했다.


“35년간 외무 공무원 생활하면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나누고 싶었어요. 그때 마침 조선뉴스프레스 대표로 있는 김창기 동문이 기회를 줘서 실행에 옮길 수 있었죠. 연간 이탈리아를 찾는 한국 여행객이 50만 정도 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공부 등으로 체류 중인 분도 많고요. 그분들에게 이탈리아의 역사, 문화를 쉽게 안내하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쓰게 됐죠. 아는 만큼 보일 테고,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책은 로마의 교회들, 라치오의 고읍들, 피렌체 산책, 나폴리에서 살레르노까지 등 지역별 특징을 살린 8개의 챕터와 이탈리아의 통일과 오늘 등으로 구성됐다. 서두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입문 챕터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이탈리아에 살며 돌아본 무궁한 문화 유산과 거기에 얽힌 무진한 이야기에서 취한 것들이다. 이들 유산과 문화를 살펴보되 고립된 개별적 대상으로서보다는 역사적 맥락이나 시공간적 연관성 속에서 보려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


책 말미에 적시한 역사, 문화, 미술 등 참고문헌만 총 80여 권이 넘는다.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 아닌 소장하고 있는, 체화된 자료다.


“외교관으로 활동하면서 대부분 구입한 자료예요. 고서점에서 발견한 19세기 책도 있고 1963년판 책도 있죠. 워낙 문화예술 방면에 관심이 많았고, 직업이 외교관이다 보니 해당 국가의 역사, 사회 흐름에 대해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죠. 이런 것들이 자양분이 돼서 책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어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 신문 서평란에 “이탈리아에서 만나는 엄청난 문화유산과 작품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한데 저자는 그만의 감수성으로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스토리를 현미경으로, 동시에 망원경으로 조망하듯 그러한 작품들이 엮어내는 유장한 인간사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풀어냈다”고 평했다.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서문에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거론하며 “조선시대 외교관의 연행록(燕行錄), 해유록(海遊錄)의 두터운 인문학적 전통을 김영석 대사가 잇고 있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동문에게 이탈리아를 일주일간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6개 거점을 먼저 생각해야겠죠. 그 다음 본인 관심사에 맞게 고대 로마가 궁금하다면 로마를, 이탈리아의 패션, 현대성을 느끼려면 밀라노, 독특한 문화적 풍광을 느끼고 싶다면 베네치아, 장인·세공 등에 관심이 있다면 피렌체를 돌아보면 좋겠죠. 시칠리아는 지중해 문화권 양식을 맛보기에 좋고요. 시간이 좀 더 있다면 몇 개 지역을 돌며 각 지역만의 특색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도 있죠. 제 책이 좋은 길라잡이가 돼줄 거라 믿습니다.(웃음)”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