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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호 2015년 8월] 뉴스 모교소식

조윤선 前정무수석, 모교에서 사회공헌 특강

“서울대 사회공헌의 싱크탱크 돼야”


서울대 사회공헌의 싱크탱크 돼야



조윤선 前청와대 정무수석

 


여러 번 생각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기보다, 한 번만 생각하고 주저 없이 실천하세요.”


지난 73일 관악캠퍼스 우정 글로벌사회공헌센터 210호에서 복지국가로의 전환과 서울대인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사회공헌 특강을 끝맺으며 조윤선(외교84-88)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자세로 후배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SNU 학생공헌단발대식 2부 순서로 진행된 이날 특강은 조 동문이 그간의 경험을 통해 사회공헌과 관련된 느끼고 깨달은 바를 후배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 동문은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있어 서울대인들의 사회공헌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강의의 시작을 열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일을 하는 동안 국가의 복지정책은 아무리 잘 되어 있고 예산이 많아도 늘 허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조 동문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민간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회공헌에는 충분한 공부와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서울대가 전문적인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고 학생들이 함께 힘을 합쳐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동문은 이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공헌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조 동문은 내가 서울대를 다니던 시절에만 해도 학생 간 빈부격차가 별로 나지 않았다며 불과 30년 만에 생계비용이 급등함에 따라 이것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은 나아갈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사회적 사다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땅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밟지 않은 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격언을 소개하며 조 동문은 자신은 이것을 원래의 뜻과는 다르게 비록 내가 밟지 않은 땅이라도 내가 존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즉 사회가 나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 느낄지라도 우리사회에 함께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밟지 않은 땅처럼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적개발원조(이하 ODA)를 할 때나 어려운 사람을 도울 때 바람직한 자세에 관해 생각을 밝혔다.


첫 번째는 어려움에 공감하고 같이 있어주는 것이다. 조 동문은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에 모교 법대 선배가 사법고시는 누구나 노력한다면 충분히 붙을 수 있는 시험이지만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주변에 붙은 사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내가 정확히 뭘 해야 할지 모를 때는 그저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어주는 것 자체로 큰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현 상황을 타개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조 동문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외원조 홍보대사로서 탄자니아에서 열린 법무연수원 주최 세미나에 참석했을 당시에 해외투자 유치 촉진 관련 법제도 정비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노하우를 전수했던 경험을 예로 들어 얘기를 풀어나갔다.


마지막으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에서 인턴생활을 하던 당시 폴 미셸 판사가 자신을 포함한 젊은 법조인들에게 했던 다섯 가지 조언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첫 번째는 개인과 조직의 이해관계는 늘 상충되기 때문에 그것을 잘 조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항상 주변에 멘토를 찾으라는 것, 세 번째는 모든 해야 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것, 네 번째는 자기 수입보다 검소하게 생활하라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내가 나와 가족 이외에 내가 속한 사회나 국가를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늘 돌아보라는 것이다. 조 동문은 다섯 번째 조언을 재차 강조하면서 특강을 끝맺었다.


강의 후 정무수석 사퇴 이후 근황을 묻는 질문에 조 동문은 그동안 몸을 혹사했다는 생각에 체력을 보강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어떤 일을 해야 가장 보람 있고 (나라에)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다이런 상황을 멋있게 얘기하려고 남편과 상의한 결과, ‘지금은 디톡스(Detox: 인체 내에 축적된 독소를 뺀다는 개념의 제독요법) 이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은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