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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호 2023년 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체성분 분석기, 우리가 만들었죠”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체성분 분석기, 우리가 만들었죠”

이라미 (식품영양94-99 보대원01-03)
인바디 대표



입사하고 19년 만에 대표 맡아
보건대학원 자랑스러운 동문상

작년 12월 8일 열린 보건대학원동창회 송년의 밤. 권혁한(보대원75-77) 회장이 연단에 올라 자랑스러운 동문상 수상 동문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했다. 저마다 일군 성취는 물론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것이나, 한눈에 봐도 젊은 동문이 있었다. 그가 바로 이라미 인바디 대표다.

권 회장은 “졸업 기수상 수상 후보군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회칙을 개정하면서까지 이 자리에 모셨다. 그만큼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고 칭송했다. 2003년 인바디에 입사해 연구소장을 거쳐 부사장을 지냈고, 2018년 유럽법인장으로 근무하는 4년 동안 2.5배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12월 28일 서울 강남에 있는 인바디빌딩에서 이라미 동문을 만났다.

“정말 뜻밖의 수상 소식이었어요. 후배들에게 이런 길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상을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게 무슨 특별한 선견지명이 있어서 회사가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다거나, 세속적인 욕망이 없어서 작은 회사라도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로 인바디를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모교 재학 당시 IMF 외환위기가 닥쳐 대기업에선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던 반면 벤처 붐이 일어났습니다. 인바디는 일단 전공을 살려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 정도였죠. 한 2년 다니다가 유학 갈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까 세상에 이런 아이템이 또 있을까 싶더군요.”

인바디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체성분분석기이자 체성분분석의 표준으로 신뢰받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다. 미세 교류전류를 몸에 통과시켜 얻은 저항값을 측정해 인체의 구성 성분을 분석한다. 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수분·단백질·무기질·지방을 비롯해 복부지방률, 세포내·외체수분비율, 기초대사량 등을 산출하며 이를 통해 신체의 영양 상태 등을 정확히 정할 수 있다.

인바디를 통해 산출된 데이터는 5000여 편의 학술 논문에 인용될 만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일본·유럽·중국·인도·아시아·멕시코 등 전 세계 80개국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1996년 설립 이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2021년 기준 연매출 1378억원을 달성했다.

“건강은 기호나 취향의 문제가 아닌 까닭에 남녀노소 예외가 없습니다. 지병이 있는 사람부터 건강한 사람, 나아가 매력 있는 몸매로 자신을 가꾸고 싶은 사람까지 모두의 관심사이기도 하죠. 대형 병원 중환자실부터 우리 동네 헬스클럽까지 건강을 관리하는 곳이면 어디나 인바디가 있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선 시장이 포화상태니 새로운 기기를 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곧잘 하시는데 ‘슬기로운 인바디 활용법’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에요. 기기의 우수성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보여주고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솔루션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상품이 신제품인 셈이죠.”


2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가정용 인바디.


인바디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정확한 인바디 활용법과 검사결과 보는 법 및 일반인의 사용후기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몸매 관리 팁과 개인 사용자의 다이어트 성공스토리 등을 제공한다. 인바디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활용도는 더욱 커진다. 최근 10년 동안 받은 인바디 검사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헬스장 등 내 주변에 있는 인바디 검사시설을 안내받을 수 있다.

‘1분 셀프 테스트’를 거치면 식습관 및 운동 습관 관련한 조언을 받을 수 있고, 나의 식단과 운동 내용을 달력에 기록할 수도 있다. 기록이 누적되면 내게 딱 맞춘 건강 관리 콘텐츠를 추천해줄 뿐 아니라 다이어트 적립금까지 준다. 그렇게 모은 적립금으로 앱을 통해 다이어트 식품까지 구입할 수 있다.

비록 지식이 있어도 혼자서는 실천하기 힘든 게 다이어트. 이를 감안해 인바디 앱은 ‘온라인 미션 PT 런바디 챌린지’를 준비했다. 매일 30분씩 온라인으로 각자의 집에서 함께 운동한다. 하루 3끼 식사를 사진 찍어 올리면 영양 코치가 식단 점검도 해준다. 인바디 장비 없이도 참여가 가능하다. PT 대신 다른 운동으로 인증해도 된다. 체중이 줄지 않아도 미션을 완수하면 누적 일수에 따라 참가비를 돌려준다. 감량 스트레스 없이 꾸준한 실천을 유도한 것. 몸짱·바디프로필 트렌드를 타고 이미 3만6000여 명이 참가했다.

“인바디는 기존 시장에 좀 더 좋은 제품을 내놓거나 같은 제품을 좀 더 싸게 출시해 경쟁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체성분분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계속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영업을 하고 있어요. 인바디 이전엔 키와 몸무게로 건강과 질병을 관리했다면, 인바디 이후엔 체성분 및 체수분 같은 보다 정교한 데이터값을 갖고 접근할 수 있게 됐죠. 똑같이 체중이 늘거나 줄어도 그게 근육량 때문이냐 체지방 때문이냐에 따라 진단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검사의 정확성이 생사를 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100가지 이상의 체성분을 1장의 결과지에 일목요연하게 담아내는 인바디는 가능성과 시장성이 무궁무진한 매우 독특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문득 보건대학원동창회 송년의 밤 때 테이블마다 배포된 인바디의 팸플릿이 떠올랐다. 재학생도 상당수 참석했으니 모교 후배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동문은 “너무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정해진 날 월급 받아가는 곳 정도로 생각한다면 무척 안 좋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답이 없는 일을 해야 하고 따라서 회사 밖에서도 항상 일을 생각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따라가야 할 회사도 없지만, 불합리한 관행이나 조직문화도 없어요. 나이·학력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보장되죠. 매일 새롭게 도전하는 삶에 가치를 둔다면 인바디만큼 좋은 회사가 없을 겁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