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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호 2020년 4월] 뉴스 모교소식

졸업 뒤 하고 싶은 일 창업 2.3% 그쳐

다양성위원회 ‘학부생 삶의 질’ 조사

졸업 뒤 하고 싶은 일 창업 2.3% 그쳐

다양성위원회 ‘학부생 삶의 질’ 조사


최근 모교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학부생들은 졸업 후 진로로 공기업·사기업 등 기업체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로는 다수가 ‘사랑’, ‘부’, ‘자유’를 꼽았다. 모교 다양성위원회(위원장 홍기선)가 지난 2월 발표한 ‘서울대 학부생의 삶의 질 조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약 2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전체 학부생의 약 22%인 4,483명이 응답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했다. 온라인 설문으로서는 비교적 높은 응답률이다. 국제 학생에게는 영문 설문지를 발송했다. ‘대학생활 만족도’와 ‘진로 선택’, ‘건강관리’, ‘서울대의 분위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했다.


졸업 후 생각하는 첫 진로에 대해 응답자의 22.4%가 공기업·사기업 등 기업체를 꼽았다. 국내 일반대학원(20.5%), 전문대학원(9.2%), 해외 대학원(9%), 공무원(8.8%), 전문직(6.4%) 등의 순이었다. 창업은 응답자의 2.3%가 택했다. 학년별로 결과를 살펴보니 공사기업체 취업, 전문대학원 진학 의사는 졸업이 가까워 올수록 대폭 늘었다. 1학년생에게서 높았던 대학원 진학 의사는 4학년 이후 학생에게선 감소했다. 보고서는 “현실적인 고려 때문이라기보다 1학년 때 지적 즐거움이 충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물었다. 학생들은 서울대라는 자긍심과 환경 면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울대에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낀다’는 항목에 72.1%가, ‘서울대는 내가 성장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항목에 66.5%가 긍정응답을 했다. 반면 학업과 건강 관련 만족도는 약 55%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서울대의 분위기에 대해 ‘정적인-역동적인’처럼 상반되는 단어쌍을 주고 선택하게 한 결과 서울대가 관계지향적이기보다는 독립적이고, 역동적이기보다는 정적이라고 답한 학생이 많았다. 또 협동보다는 경쟁적인 분위기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더 많았다. 대학 문화가 수평적이라는 응답은 수직적이라는 응답보다 다소 높았다. 학생들은 학교생활의 문제점과 제안점을 물었을 때도 ‘폐쇄적이고 교류가 부족한 분위기’와 ‘구성원 간 교류기회 확대’를 다수 언급해 학내 소통과 교류에 관해 불만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고서는 “서울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돼 있고 단과대학별로 건물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며 학생들이 활발하게 교류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지적했다.

학생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질문도 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 3가지를 고르게 한 질문에 사랑, 부, 자유, 성취, 배려, 관계, 재미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진리, 공정, 화합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몸과 마음이 지친 학생들이 많았던 점은 염려되는 부분이다.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40%가 ‘탈진됐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우울증세로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낀 경우도 12.4%나 됐다. 많은 학생들이 자유로운 한 학기가 주어진다면 여행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부족한 공부를 택한 응답과 독서를 택한 응답이 뒤를 이었고 사람관계(4.1%), 아르바이트(4%), 하고 싶은 것이 없다(3.5%)는 응답도 눈에 띈다.

이번 설문은 국제협력본부, 관악학생생활관, 대학생활문화원, 인권센터와 다양성위원회 등 학내 5개 기관이 공동 개발했다. 학생들이 성숙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건강한 대학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