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89호 2018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추사 걸작 선뜻 내놓은 손창근 동문

유물 202건 304점 중앙박물관에 기증



미술품 수장가인 송창근(섬유공학53졸·사진) 동문이 부친 손세기 선생 때부터 모은 유물 202건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기증한 물품은 추사 김정희가 그린 유명한 난초 그림인 ‘불이선란도’와 1447년 편찬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 등 국보, 보물급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11월 21일 기증 기념식에서 손창근 동문은 “한 점 한 점 정도 들고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다.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고 고민 고민하다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귀중한 국보급 유물들을 나 대신 잘 보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동문은 모교 졸업 후 공군을 예편하고 1960년대 외국인 상사에서 다년간 근무한 이후 사업에 매진했다. 부친 손세기 선생이 생전 ‘양사언필’ 초서 등 고서화 200점을 서강대에 기증한 것을 본받아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연구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으며, 2012년에는 50여 년간 나무를 심고 가꾸어 온 경기도 용인의 1,000억원대 산림 약 200만평을 국가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88세 미수연을 기념해 50억 상당의 건물과 함께 1억원을 KAIST에 쾌척했다. 2012년 최고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배기동(고고인류71-75)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한민국 역사상 손에 꼽을 경사스런 일이다. 우리나라 기증 및 기부 문화가 확산돼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손창근 기증자의 아름다운 뜻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세기·손창근 부자의 숭고한 기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에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을 마련했다. 기념전시회가 내년 3월 24까지 열린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