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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호 2017년 11월] 뉴스 본회소식

‘아름다운 동행’ 101세 현역 화가도 함께 했다

장학금 마련 미술전시회 개막


‘아름다운 동행’ 101세 현역 화가도 함께 했다


장학기금마련 특별전 개막
2018년 1월 31일까지 계속





10월 20일 서울 마포 SNU장학빌딩에서 열린 본회 장학금 마련 미술 전시회 개막식에 (앞줄 왼쪽부터) 문 주 미대 학장, 민경갑 예술원 회장, 본회 서정화 회장, 김병기 화백, 유인수 미대동창회장을 비롯해 50여 작가들이 참석했다.


통일인재육성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본회 특별전시회 ‘아름다운 동행-숲이 길이 되다’가 지난 10월 20일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101세 현역 화가인 김병기 화백을 비롯해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쟁쟁한 작가진이 뜻을 모았다. 동문 기부 작가 100여 명과 초대작가 60여 명이 작품을 출품해 3개월간 회화와 조각, 사진 등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색화 거장’ 이우환 화백과 ‘오리 작가’로 유명한 이강소 화백 등 거장들과 중진 작가들, 홍익대 등 타교 출신 중에서도 유망주로 각광받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날 서울 마포 SNU장학빌딩 2층 베리타스홀에서 열린 개막식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부터 중진, 신진 작가까지 50여 명의 작가들이 참석해 여느 대형 전시회의 개막식 못지않은 분위기였다. 김병기 화백을 비롯해 본회 서정화 회장, 민경갑(회화53-57)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문 주(조소79-86) 모교 미술대학 학장, 유인수(회화66-70) 미술대학동창회장, 손은신(산업디자인82-91) K-메세나네트워크 이사장이 함께 자리했다.


개회사에 나선 서정화 회장은 “서울대 동문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살아 숨쉬는 이곳 장학빌딩 베리타스홀에서 여러 동문님들 협력에 힘입어 전시회를 열게 돼 무척 기쁘다”며 “특히 이 자리가 재계와 문화예술계가 대학을 매개로 상호 협조를 도모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화백에게 “힘이 넘치는 그림을 전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했다.



서정화 회장은 개막식에서 “대학을 매개로 상호 협조를 도모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경갑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이 전시의 좋은 뜻에 수고를 마다치 않고 출품해주신 작가님들께 큰 박수를 드리고 싶다”며 “통일이 될 때까지 이 전시를 매년 문화 행사로 꾸준히 해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건배사로 더 열심히 우리 문화를 세계에 넓히자며 ‘문화를 위해서’를 외치기도 했다.


단상에 선 김병기 화백은 “아마 한국 화단에서 얘기를 제일 많이 했던 사람이 나일 텐데, 근래에 얘기를 안 하기로 결심했다”고 운을 뗐다. “작가가 얘길 안 해야 파워가 화면에 나오는데, 얘기를 해버리고 말면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어진다고 느끼던 시점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한 그는 “백 세가 넘으면 권한과 함께 의무도 없어지는 것 같다. 이제 여러분이 우리의 정신성을 대변하는 주인이다. 정신 번쩍 차리고 우리 화단을 이끌어나가셔야 한다.”며 짧지만 힘있게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병기-돌아오다 B Returning B, 2015, Oil on canvas, 162x130cm


김병기·이우환·이강소…출품작 200여 점은 한국화단 축소판


개막식이 끝난 후 작가들과 관람객은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을 감상했다. 작가의 연령대와 소재도, 화풍도 다양한 전시작의 면면들은 관람객을 놀라게 했다.


먼저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거장들의 작품들이 관람객을 반겼다. 출품작 가운데 이우환 화백이 1980년대에 작업한 ‘바람과 함께’ 시리즈가 있다. 김병기 화백은 불과 2년 전에 그린 ‘돌아오다 B’를 출품했다. 백수(白壽)에 그렸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100호짜리 캔버스를 힘 있게 메운 필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리 작가’ 이강소 화백이 그린 추상화가 그 옆에 나란히 걸렸다.


이우환-with winds, 227x182cm, oil on canvas, 1989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공성훈·박항률·김남표·임옥상 작가의 최근 작품



민중미술 1세대 작가 임옥상(회화68-72) 화백이 출품한 ‘여기, 흰 꽃Ⅲ’는 꽃피는 봄 흙산의 질감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권용래(서양화82-89) 작가의 작품 앞에선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모양을 쫓느라 쉽게 자리를 뜰 수 없다. 직접 눈에 담지 않으면 아쉬울 작품들이다. 신광석(응용미술64-68)·한운성(회화65-70) 모교 미대 명예교수와 손문자(응용미술62-66)·유인수·김춘수(회화77-81)·권여현(회화81-85)·공성훈(서양화83-87)·이창남(서양화85-92) 작가, 극사실주의 회화로 손꼽히는 주태석 작가 등도 출품했다. 


박항률(회화70-74) 작가의 작품도 눈에 띈다. 외국 소재 한국 대표본부와 대사관에 꼭 한 점씩 걸려 있다는 특유의 한복 입은 소녀 그림이다. 한국 추상사진의 지평을 넓힌 사진작가 한정식(국어교육55-59) 동문도 대표작인 ‘밝은 방’을 기꺼이 본회에 기부했다. 사진과 조각 등 예술이 지닌 다양한 결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홍익대 출신의 서웅주·유민석·윤병운 작가 등 미술 애호가들이 눈여겨보는 신진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윤정미(서양화88-92) 사진작가는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된 ‘핑크 & 블루 프로젝트’ 작품을 선보였다. ‘얼룩말·호랑이 작가’라는 힌트를 기억한다면 요즘 인기 있다는 김남표(서양화91-98) 작가의 작품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유인수-일상적 이미지, 90x72cm, acrylic ono canvas, 2016



이날 참석한 유인수 미술대학동창회장은 “특히 이번 전시에 타 대학 출신의 좋은 작가들도 많이 참여해 학교의 틀을 벗어나는 특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주 미대 학장도 “한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모두가 같이 꾸면 현실이 된다고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기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노고에 깊이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본회는 이날 작품을 출품한 작가를 대표해 김은미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번 전시는 출품작 수가 많은 관계로 11월 말까지 1부, 12월부터 1월 31일 폐막까지 2부로 나누어 공개한다. 평일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 박수진 기자


문의 : 손은신 동문(010-630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