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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호 2016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밀라노서 패션브랜드 론칭한 윤대규 지미벡 대표

‘패션의 메카’ 이탈리아서 명품업체에 도전장


윤대규 지미벡 대표가 자신이 만든 패션 브랜드의 소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밀라노서 패션브랜드 론칭한 윤대규 지미벡 대표

패션의 메카이탈리아서 명품업체에 도전장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던 7회 이탈리아 패션 인 서울(La Moda Italiana a Seoul)’에 한국인 디자이너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남성 신발 및 가방 브랜드인 지미벡(JIMIBEK)의 윤대규(생명과학97-05·jelmano@jimibek.it)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이 행사는 이탈리아 중소규모 패션브랜드를 지원하는 엔테 모다 이탈리아(Ente Moda Italia)’가 주최하는 수주 전시회로, 지금까지 한국인 디자이너로는 윤 동문이 처음 참가했다. 45개 이탈리아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지미벡은 클래식한 감성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26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만난 윤대규 동문은 지미벡에 대해 지난해 밀라노 현지에서 신발과 가방을 시작으로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에르메스, 톰 포드 등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같은 생산라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랜드명인 지미백(知味伯)맛을 아는 사람이란 뜻으로, 중용(中庸)의 지미(知味)편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회가 큰 행사는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한국 시장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투자 유치도 해야 하고요.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전시회서 바로 주문한 소비자도 있고, 판매를 하겠다는 패션편집매장 바이어들도 만났습니다. 한국인의 손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한 발짝 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윤 동문은 학창시절 패션 윤으로 통할 정도로 멋쟁이였다. 하지만 관심을 직업으로까지 연결하지는 않았다. 모교 졸업 후 컨설팅기업인 액센추어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을 하면서 미래를 위해 변리사를 준비하는 성실한 직장인이었다. 변화는 변리사 2차 시험에 떨어지면서 찾아왔다. 그때 처음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은 뭘까를 고민했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 패션 디자이너’.


윤대규 지미벡 대표가 자신이 만든 패션 브랜드의 소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2009년 봄, 그의 나이 32세에 이탈리아로 훌쩍 떠났다. 이스티투토 세콜리(Istituto Secoli)에서 남성복 패턴재단을 배워 이탈리아 룸바르디아주 패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Politecnico Di Milano)에서 패션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재학 중에는 제일모직-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Colombo VIa della Spiga)에서 일하며 실무를 경험했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언어도 만만치 않았죠. 공부한다고 해도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안 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잘할 자신도 있었고요. 지금은 현지인들도 많이 알아 이번 행사에도 참여하고 에르메스 생산라인과 연결될 정도가 됐죠.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명품 업체들과 한판 뜰 준비가 됐습니다.(웃음) 6월 이후부터는 신사동 주요 테일러숍과 명품 편집매장에서 지미벡의 신발과 가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윤 동문은 앞으로 이탈리아 디자인과 환경친화, IT기술이 접목된 패션소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재활용 소재로 신발 밑창 등을 만든다거나 지갑에 위치추적장치(RFID )를 달아 도난, 분실을 방지하는 식이다.


한국에 재무적 본사인 지미벡 코리아를 설립 후 4월 초 밀라노로 다시 돌아간다는 그는 서울대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아닌 철학이 담긴 명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지미벡이란 브랜드를 꼭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윤 동문이 살고 있는 밀라노에는 30여 명의 동문이 거주하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