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65호 2016년 12월] 기고 에세이

겨울, 목구두의 계절

엘마노 윤의 원포인트 멋 <4> 부츠

겨울, 목구두의 계절


한국의 겨울은 이탈리아보다 매섭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인 만큼 이번 달에는 그간 흔히 겨울아이템으로 거론됐던 머플러나 장갑 외에, 간단한 준비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부츠를 제안한다.

많은 분들이 추운 날에 장갑은 따로 준비하지만, 평소에 신던 신발은 그대로 신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겨울에 양말을 하나 더 신을 경우, 발의 보온효과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도 증가하고, 수면 양말과 같은 보온 양말의 경우는 3도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여기에 발목을 감싸 찬바람의 유입을 막고, 소재가 비교적 두꺼운 부츠의 경우는 일반 로우컷(low-cut) 슈즈보다 적어도 2도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추운 날씨에 두꺼운 양말과 부츠를 신고 나가면 발의 체온이 3~5도는 증가해 마치 온몸이 훈훈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부츠를 어떻게 신으면 같은 부츠라도 멋지게 신을 수 있을까.



첫째 앵클부츠보다 높은 부츠를 시도해 보자. 처음엔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일단 신발 매장에 가서 앵클 부츠(Ankle boots)를 신어 보자. 부츠 높이가 복사뼈 이상이 되면 부츠 안으로 넣어 입는 것을 시도해도 좋을 듯. 한국에서는 흔히 워커부츠라고 생각하면 되는 이 정도 높이의 부츠는 가죽으로 덮어주는 부위가 작은 앵클부츠보다 보온성이 높으며, 평소에 입는 루즈한 통 큰 바지도 안으로 넣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하루 정도 다녀보고, 편하면서 멋지다 생각되면 가끔 추운 날 그런 스타일로 외출하고 ‘이건 아닌 듯’ 판단되면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앵클부츠(또는 위에서 언급한 그 부츠)는 꼭 맞는 바지를 부츠 밖으로 빼어서 입자. 앵클부츠 정도의 높이가 맞다고 생각되면, 되도록 통이나 기장이 크지 않는 데님 바지나 면바지를 추천 한다. 일단 앵클부츠 높이면 부츠 안으로 바짓단을 집어넣지 않는 것이 좋다. 걷는 중간에 바짓단이 불쑥 나와서 이도 저도 아닌 예측불가의 형태가 양쪽 발에서 각기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
이탈리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손으로 황금을 버린 사람이 발로 그것을 찾는다(Chi butta via oro con le mani, lo cerca co' piedi).’ 올 겨울은 그 동안 홀대 받았던 우리의 발에게 어울리는 부츠를 골라 따스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밀라노에서 윤대규(생명과학97-05) 지미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