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호 2010년 7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모교 평생교육원 초대 양호환 원장, 인터넷으로 일반인에 명품 강의 공개
모교 평생교육원 초대 양호환 원장
인터넷으로 일반인에 명품 강의 공개

지난 5월 19일 모교는 평생교육원 개원과 함께 우수한 교육 콘텐츠인 ‘서울대 강의’를 전 세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 지식나눔(SNUi)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모교 이장무 총장의 사회 환원에 대한 철학이 잘 담겨 있는 이 교육사업의 선두에는 평생교육원 초대 원장 양호환(역사교육 76-80)이 있다. 모교의 수준 높은 교양 강의를 사회에 환원하고 지식을 봉사하는 이번 사업은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해외에 있는 동문들에게도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정규 프로그램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양 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강의 이수 후 수료증도 발급
1992년 모교에 부임해 각 기관의 부서장을 역임하면서 모교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양 원장은 개원한 소감을 묻자 잠시 생각을 더듬더니 화답했다.
“준비 기간만 2년이 넘었죠. 총장님께서 직접 ‘지식나눔’이라는 교육사업의 철학을 주셔서 당시 교수학습개발센터 소장인 제가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신설 기관이다 보니 관련 법규도 없고 제도나 필요한 사항들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아서 시작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 왜 서울대에 평생교육원이 있어야 하는지 학내 교수님들과 의견을 모으는 절차 과정도 복잡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교수와 직원들이 수백 번의 회의와 작업을 거쳐 지의점을 찾고 동문들과 여러 기관의 후원을 통해 탄생하게 된 평생교육원. 그리고 평생교육원의 온라인 프로그램인 원격강의 SNUi 서비스는 지난 5월부터 7월 12일까지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현재 시범 프로그램은 인문대에서 주관하는 ‘인문학의 세계’, 각 연구소에서 개발한 ‘제3기 인생 온라인대학’ 등이 있습니다. 시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 대부분의 출석률과 참여율이 높아서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오프라인 강의를 위해 관악캠퍼스 내에서도 조망이 훌륭한 롯데국제교육관에 강의실을 확보했다.
“현재 2개의 강의실이 확보가 됐는데 한두 개 정도를 더 물색 중에 있습니다. 가능하면 평생교육원 사무실이 있는 롯데국제교육관 근처에 마련하려고 합니다. 강의는 모교 명예교수님들이 맡아 고급 교양 위주로 10개 정도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평생교육원의 사업은 강의를 맡게 된 명예교수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교수들은 정년퇴임 후 여유 있는 시간에 사회봉사를 위해 헌신할 수 있기에 열정이 넘친다고 한다. 또 저명한 모교 명예교수들의 명성에 수강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명예교수님들은 보통 한창 때 은퇴하셨기 때문에 선뜻 응해주셨어요. 서울대가 사회에 봉사하는 기회로 마련한 사업이니 좋은 뜻이라면서 동참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수강생들은 프로그램별로 수강을 도와주는 튜터들의 도움을 받아 학습을 진행한다. 수강 대상은 점차적으로 해외 교포는 물론이고 외국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강료는 지난 시범 프로그램의 경우 일괄적으로 한 프로그램당 3만 원의 강의료가 책정됐으나 9월에 시작되는 정규 학기부터는 차등화된다.
“수강료는 교재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5~10만 원 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에 수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을 넘는 일부 대학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적은 금액이죠. 수강료뿐만 아니라 교육의 운용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타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크게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일반 취미활동으로 하는 꽃꽂이나 운동 프로그램보다 전문 자격을 갖춘 콘텐츠와 고급 교양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동문들의 참여와 ‘입소문’ 필요
그렇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평생교육원의 강의가 각 단과대와 기관별로 진행 중인 강좌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프로그램이나 강의 내용이 중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에 대한 정확한 답이 돌아왔다.
“학내의 지도자 과정은 일반 시민이 접근하기에는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또 기관에서 하는 공개강좌는 한정돼 있고 상황에 따라 진행하는 단회성 프로그램이 많고요. 반면에 저희는 강의를 잘 이수했다면 평생교육원장과 기관장의 인증이 들어간 수료증을 드립니다. 앞으로는 학내에서 진행됐던 좋은 공개강좌는 같이 협조하고 또 저희가 함께 지원해가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양 원장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모두가 좋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동문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오프라인 평생교육원 사업보다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는 게 더 빠르겠다는 이장무 총장님의 의견에 따라 동아일보 방송설립추진위원회 안국정(사학 63-70, 본보 논설위원) 위원장님께서 원격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구상을 해주셨습니다. 또 모교 경영대 조동성(경영 67-71) 교수님, 회계나 사업 문제에 도움을 주신 모교 기술지주회사 노진(경영 72-76) 대표님, 시스템을 지원해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전자공학 85-89)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과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본회 이사로도 활동하며 동창회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양 원장은 동문들에게 한마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리 동문들은 두말할 필요 없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잘하고 계십니다. 많은 동문들이 직접 참여해주시고 주변 분들에게 ‘이거 참 좋더라’ 하고 입소문을 내주시면 이번 사업 홍보에 가장 큰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교는 평생교육원이 고령화 시대로 가는 우리나라 사회 전반과 국가 산업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평생교육원의 오프라인 강의는 9월 초에, 온라인 SNUi 강의는 9월 중순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온라인 강의는 매달 접수를 받아 상시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snui.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 원장은 모교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2년 모교 사범대 역사교육과 교수로 부임해 사범대 교무부학장, 모교 교무부처장, 교수학습개발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