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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호 2023년 5월] 문화 공연안내

관악캠퍼스 파워플랜트에 울려퍼진 리게티의 소리  

리게티 탄생 100주년 기념연주

5월 28일 68동 파워플랜트에서 열린 죄르지 리게티(Gyorgy Ligeti)의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


화제의 공연

관악캠퍼스 파워플랜트에 울려퍼진 리게티의 소리  
 
리게티 탄생 100주년 기념연주
7월 레이브 파티, 오 혁 공연도


신록이 우거지는 봄과 여름 사이, 관악캠퍼스 곳곳에선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어디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고품질 프로그램이지만, 무료다.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해 출범한 문화예술원(원장 이중식)이 기획하는 프로그램은 그중 백미. 여기가 서울대 맞나, 싶을 정도로 참신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레이브 파티(술도 제공), 실험정신으로 충만한 아트 포럼 등등. 

공연장도 특별하다. 테니스코트 길 건너 수의과대학 초입 낡은 파워플랜트를 기억하시는지. 한때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전소였던 곳이다. 이곳이 서울 성수동 공장 카페처럼 문화를 만드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그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28일 저녁 7시 30분 파워플랜트(68동)를 찾았다. 현대 음악계의 거장인 죄르지 리게티(Gyorgy Ligeti)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진은숙(작곡81-85)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리게티는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한 헝가리 유태계 작곡가다. 이날 공연의 부제는 ‘피아니스트 최희연과 그의 제자들이 꾸미는 리게티의 수업시간 이야기’. 참고로 최희연 교수는 1999년 모교 부임 당시 최연소 교수로 잠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역량있는 피아니스트다. 올 가을 피바디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돼 떠난다.

선착순 입장이란 공지에 6시부터 기다려 가장 좋은 자리에서 아방가르드한 음악에 빠져들었다. 행사를 기획한 SNU앙상블 아카데미에서 다과와 와인까지 제공해 살짝 ‘취한’ 상태도 한몫했다.       

최희연 교수가 진은숙의 ‘Etudes No. 1, 2, 3’ 연주에 이어 서울시향 제1바이올린 주자 최해성, 호른주자 이 세르게이, 모교 피아노과 박사과정 연구생인 이선화씨가 리게티의 ‘Trio For Violin, Horn, and Piano’를 들려줬다. 불안한 분위기를 묘사할 때 나오는 영화 음향 같달까. 최희연 교수가 마지막 레퍼토리로 연주한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No. 21’이 더없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이날의 앙코르곡은 사회를 맡은 윤정은씨의 ‘Ligeti Piano Etudes’ 일부. 리게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윤정은씨는 리게티의 ‘Piano Etudes’ 전곡 연주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1시간 30분 공연이지만 리게티 입문으로 충분했다.

하반기에도 문화예술원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7월 7일 Permit : Rave party △7월 12~19일 다이올로그전 : 오 혁(음악)+위지웍스튜디오(그래픽) △8월 10일 다이얼로그전 2 : 정지현(사진)+MaMP(가상공간) △9월 9일 암페어 : 전자음악페스티벌 △ 9월 15일 이른 열대야 : 브로콜리 너마저.

보고 싶은 공연은 메모해 두었다가 문화예술원 홈페이지(culture.snu.ac.kr)에 들어가 선착순인지, 사전 예약인지 확인 후 신청. 동문도 신청 가능. 서울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공간이 될 것이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