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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2019년 11월] 뉴스 본회소식

1976년 창간 총동창신문 ‘동문들 사랑방’ 역할 어느새 500호

동창신문이 걸어온 길

1976년 창간 총동창신문 ‘동문들 사랑방’ 역할 어느새 500호


본회 창립 50주년과 함께 총동창신문이 지령 500호를 맞았다. 1976년 4월 24일 창간호를 시작으로 43년이 흐르는 동안 판형도, 제호도, 편집디자인도 새로워졌다. 변화하는 시대와 동문들의 눈높이에 맞춰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노력의 흔적들이다. 일반 언론에서는 놓치기 쉬운 모교 소식을 더욱 상세히 전달하고 동문 간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온 서울대 총동창신문. 그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16면에서 베를리너판 28면으로
“생생한 모교소식 더 많았으면”

1976년 3월 30일 당시 본회 이석범 상임부회장과 정명수 사무처장, 모교 김영국 대학신문 주간과 이수억 부주간, 낙산회보 한종수 편집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창회보 첫 편집회의가 열렸다. 같은 해 4월 13일 ‘서울大學校 同窓會報’를 제호로 문화공보부에 등록(바-618호), 4월 24일 개최된 정기총회에 맞춰 4,000부를 발행해 배포했다. 창간호는 타블로이드판 총 16면으로 표지는 아트지를 사용하고 내지는 신문용지로 인쇄됐다.

동창회보 1호 1면엔 고 정한모(국문55졸 시인·전 문화공보부 장관) 동문이 노랫말을 붙인 동창회가와 함께 당시 종합화가 일단락된 관악캠퍼스의 전경 사진이 크게 실렸다. 1면을 제외하면 모두 흑백면이었고, 내지의 기사와 기사 제목 또한 대부분 세로쓰기로 인쇄돼 변화를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창간호가 발행된 날짜인 24일에 맞춰 격월간으로 발간되던 본지는 1978년 12월 16일 열린 편집회의에서 매 홀수달 1일로 발행일을 변경해 1979년 1월 1일에 맞춰 제17호를 발행했다. 또한 같은 해 8월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1980년 3월 1일자(제24호)부터 월간으로 발행키로 의결함에 따라 등록 4년만인 1980년 4월 13일 문화공보부에 월간으로 다시 등록(라-2448호)됐다. 이후 매월 1일 발행되던 본지는 1997년 2월호(제227호)부터 현재와 같이 매월 15일에 발행되기 시작했다. 매월 마지막 주에 개최되는 동창회 행사들이 많고 이와 관련된 소식을 더 신속하고 자세히 전달하려면 발행일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초 16면으로 시작한 본지는 재정상의 이유로 1979년 9월 1일자(제21호)부터 발행면수를 12면으로 줄였다. 이에 앞서 같은 해 7월 1일자(제20호)부터는 1면도 컬러에서 흑백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1982년 5월 1일자(제50호)부터 다시 1면을 컬러로 인쇄했으며, 발행면수도 16면으로 회복됐다. 본지에 대한 동문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짐에 따라 1987년 1월 1일자(제106호)부터 20면으로, 1998년 6월 15일자(제243호)부터 24면으로, 2001년 3월 15일자(제276호)부터 32면으로 증면 발행했다. 컬러 지면도 꾸준히 늘어 2004년 6월 15일자(제315호)부터 현재까지 전면을 컬러로 발행하고 있다.

발행부수 또한 4,000부에서 창간 11년만인 1987년부턴 그 10배인 4만부를 발행했으며, 1998년 7만5,000부, 2001년 8만7,000부로 꾸준히 확대되다 2005년부터 28개 지방지부와 51개 해외지부를 포함해 매월 10만부를 발행, 배포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2001년 5월부터는 15만여 동문들에게 이메일을 통한 디지털 동창회보도 발송하고 있다.




2015년 7월 15일자(제448호)부터는 선을 단순화하고 동창회 마크의 색깔을 기존 갈색에서 서울대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통일했다. 제목과 이미지도 크고 시원하게 처리했다. 이와 함께 동창회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 PC는 물론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최적화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많은 동문들이 아직도 ‘회보’라고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동창신문이 현재의 제호를 쓰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15년 10월 15일자(제451호)부터 쓰였으니 이번 500호를 맞아 이제 갓 50개 호를 지났다. 제호에서 한자 표기가 사라진 것처럼 기사와 기사의 제목에서도 한글 전용이 이뤄진 시점이기도 하다.

본지의 제호는 임진욱(산업디자인87-94) 타이포디자인연구소 대표가 개발한 ‘정조체’를 바탕으로 모교 미대 김경선 교수가 형태적 요소들을 정리해 제작됐다. 바탕체의 부드러운 인상 속에 단단하고 냉철한 돋움체의 요소를 획의 곳곳에 접목시켜 총동창신문의 균형 잡힌 시각과 자세를 형상화했다.

판형도 타블로이드에서 베를리너로 확대 개편했다. 베를리너판은 사람의 팔 길이와 눈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읽기 편한 크기로 평가받으며 프랑스 ‘르몽드’, 영국 ‘가디언’ 및 ‘인디펜던트’,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 등 유럽의 유력지들이 채택한 판형이다. 국내에선 중앙일보가 2009년 처음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1면 제호 아래 인덱스가 도입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매호의 주력 기사들을 안내함으로써 독자를 배려하는 동시에 열독률을 높였다.

본지는 또한 ‘동문을 찾아서’, ‘화제의 동문’ 등 다양한 인터뷰 코너를 마련해 수많은 동문들을 소개했고, 본회 및 각 단대·지부 동창회와 모교의 소식을 상세히 보도함으로써 40만 서울대 동문들의 대변지 역할을 해왔다. 발행부수 확대 및 전면 컬러화로 위상이 더욱 높아지면서 뿔뿔이 흩어져 있던 동문들에게 ‘서울대 가족 의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동창신문에 대한 만족 의견은 47.0%로 불만족 의견 11.8%를 크게 웃돌았다. 일각에선 정치적 중립성 유지·동문 참여의 폭 확대·온라인으로의 전환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동문들이 관심 있게 읽는 분야는 모교 소식이 41.1%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오피니언(칼럼·만평)이 28.6%, 인물 인터뷰 27.2%, 본회 소식 25.4%, 동문 동정 25.1%, 문화예술(신간·공연·전시·미술) 23.7%, 각 단대·지부·기과 동창회 소식 13.6%, 각종 기획 12.6% 순이었다.

2010년부터 올해로 10년째 본지 논설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는 이선민(국사80-84) 동문은 본지 기사 중 2018년 12월호(489호) ‘시흥캠퍼스 착공 1년 배곧에 가보니’와 2019년 8월호(497호) ‘국제화 지수 높아지는 서울대’를 모교의 현재 모습과 변화상을 생생히 전달한 기획으로 꼽았다. 또한 2018년 2월호(479호) ‘해외 동문들의 설맞이’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동문들의 근황을 전해줬다는 점에서, 같은 호의 ‘녹슬지 않는 녹두거리: 시국토론장·고시촌에서 창업단지로’는 재학시절 추억과 낭만이 깃든 명소를 재조명해줬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기사로 꼽았다. 이 동문은 “이러한 기획은 공이 많이 들어 자주 싣기는 어렵지만, 기회와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계속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