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53호 2015년 1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홍정희 한국화가

도쿄대학교우회장에 선물한 그림 화제

 

홍정희 한국화가

도쿄대학교우회장에 선물한 그림 화제


묵림회 이은 한국화회 창립멤버

月田·心汕 등에게 전통기법 배워

 




 

지난 116일 본회와 도쿄대학교우회와 국제교류 협정체결식에서 그림 한 점이 화제에 올랐다. 본회에서 조 후지오 도쿄대학교우회장(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에게 선물한 홍정희(회화60-64) 동문의 북한산 그림이었다. 조 후지오 회장은 서울대 출신 한국화가가 그린 서울의 명산 그림이라 더 값지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120일 장학빌딩에서 만난 홍정희 동문은 내 그림이 임자를 만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제가 1971년 첫 개인전을 연 장소도 일본 도쿄였어요. 신세계 갤러리에서 제 작품을 본 어느 일본 신사의 권유로 우연히 도쿄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어요. 일본과 인연이 있는 것 같은데 서울대총동창회와 도쿄대학교우회의 국제교류에 제 그림이 작은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분 좋네요.”


이번에 전달된 북한산 묘현봉 그림은 홍 동문이 북한산 비봉에 올라가 현장에서 그린 그림이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지난 2002년 본회에 기증된 그림이다.




사진을 보고 그리거나 스케치만 현장에서 하고 집에 가져와 완성을 하지 않아요. 현장에서 그리면 바람과 햇빛 등 주변의 자연환경이 더해주는 맛이 있어요. 그 묘미 때문에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자연 속에서 대상을 보며 그리려고 노력합니다.”


홍 동문은 대학 3학년 때 국전에 입선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월전 장우성 선생에게 문인화를, 원곡 김기승 선생에게 서예를 배웠다. 대학 시절에는 산정 서세옥, 심산 노수현 선생을 사사했다. 졸업 후 남자 중학교에서 미술 교사를 하던 시절에도 심산 선생과의 인연이 계속돼 산수화를 계속해서 배울 수 있었다. 홍 동문은 심산 선생님이 자네는 붓끝이 살았네라고 했던 칭찬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서세옥 선생님한테는 동양화의 현대적인 감각을, 월전 선생님에게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맑은 정신과 문인화의 정통을 배웠던 것 같아요. 노수현 선생님에게는 자연스러운 붓의 흐름을 배웠고요. 세 분 그림의 공통점이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에요. 큰 가르침이었죠.”


홍 동문은 탄탄한 문인화, 산수화, 서예 실력을 바탕으로 산, 꽃 그림을 많이 그려왔다. 1970년대 월간 산에 8년간 한국의 명산 그림과 글을 게재해 왔다. 그때 산악인들과 설악산, 오대산 등을 다니며 여러 명산을 화폭에 담았다.


산악인들과 다니며 현장에서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몸이 약해서 쫓아다니기 바빴지만 그때 훈련으로 지금도 산을 즐겨 찾아요. 산의 기운생동이 한국화와 잘 어울립니다.”


최근 작품에는 매발톱꽃과 장미 등이 주요 소재가 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집 정원에 꽃이 많아 꽃 그림은 즐겨 그려왔던 소재다. 한국화로 꽃의 화려한 색깔을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촌스러운 색깔로 비출 수 있다. 그의 꽃 그림은 세련되고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번에 찍어서 좋은 색깔을 나타내기가 쉽지 않죠. 그렇다고 덧칠을 할 수는 없고요. 흘러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요. 오랫동안 쌓인 기본기가 지금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 같습니다.”


홍 동문은 한국화회 창립멤버다. 한국화회는 처음으로 한국화란 용어를 만들어낸 단체다. 묵림회를 전신으로 1967년 묵림회가 해체될 당시 젊은 회원이었던 작가들이 조직했다. 그 한국화회가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한국화회가 1970년대 한국화를 주도했어요. 신영상 선생님 등 서울대 출신이 주축이었죠. 묵림회 선배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죠. 추상 작품도 많이 그렸고요. 매년 단체전을 열어왔죠.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내년 50주년 작품전은 그동안의 활동을 회고하면서 앞으로 한국화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