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iHQ 제공

‘별그대’, ‘배용준’,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에 또 다른 ‘스타 기업’이 있다. 전용주(경영86-­90) 대표가 이끄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다. 정우성, 전지현 등 원조 한류스타를 배출한 싸이더스HQ를 전신으로 막강한 전통과 노하우를 자랑하는 곳이다. 현재 배우 장혁, 김우빈, 김유정 등과 가수 god, K팝 아이돌스타들이 소속됐으며 ‘피노키오’, ‘뿌리깊은 나무’ 등 드라마 제작 사업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코미디티비, 드라맥스 등 6개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CU미디어와의 인수합병으로 화제가 됐다. 이미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월트 디즈니와 폭스가 콘텐츠를 보유한 제작사와 미디어 유통망을 가진 방송사의 결합이라는 사업 모델을 취하며 세계 문화시장을 장악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사례. 이러한 ‘빅딜’을 원만하게 성사시킨 데는 iHQ 부사장과 CU미디어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양쪽의 살림을 맡아봤던 전 동문의 힘이 컸다.

스타 매니징·드라마제작 넘어 미디어 업체 인수하며 ‘주목’

지난 5월 19일 서울 논현동 사옥에서 만난 전 동문의 비전은 확고했다. 세계 최대 문화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의 생산기지로서 승기를 잡겠다는 것. 합병 소식에도 현지 언론들이 ‘한류가 전략적 마인드를 갖추기 시작했다’며 기민하게 반응했다고.

“‘겨울왕국’이나 디즈니가 1백년 동안 축적한 ‘공주들’은 디즈니의 고부가가치 자산이죠. 튼튼한 유통망이 뒷받침돼야 이런 ‘킬러 콘텐츠’를 대량생산할 수 있습니다. 가령 이번에 iHQ가 론칭한 한류채널 ‘케이스타’가 싱가폴에 들어가면서 iHQ가 만든 드라마를 패키지로 판매할 수 있게 되죠. 한류 기업의 협상력이 강화되고 현지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는 겁니다.”

그는 “아직까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인적 의존도가 높다”며 “한류 열풍도 드라마의 단편적 판매나 개인 수익에 그칠 뿐 현지 시장의 진짜배기 이익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류기업인 iHQ의 경쟁력은 높다.

전 동문은 IMF 시절 법무법인 김앤장의 회계사로 일하며 풍부한 ‘기업 공부’를 했다. 이어 ‘경영학 전공자로서 본연의 길은 기업’이라는 생각에 미개척 분야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뛰어들었다. 업계 특유의 역동성과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도 체질에 맞아 15년간 연예기획사와 방송사에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가장 처음에 한 일이 월트 디즈니 홈페이지에서 자회사 구조와 기업 조직도 등을 살펴보는 것이었어요. 디즈니가 음악, 영화, 유통, 채널 사업 등을 수직계열화하며 기업을 키워나간 부분에 주목했죠. ‘in case of Korea’를 떠올리며 하나씩 벤치마킹해 나갔습니다. 이제 아시아 시장에서는 디즈니만큼 강한 것이 한류의 힘입니다. iHQ의 활약을 기대해 주십시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