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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2022년 2월] 뉴스 모교소식

“22학번 환영합니다” 모교 문 활짝 열었다

대면으로 열린 모교 새내기대학
 
 
“22학번 환영합니다” 모교 문 활짝 열었다


1월 13일 모교 새내기대학에서 신입생이 환영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왼쪽). 사진=모교 학생지원과 


새내기대학 일부 대면 진행
창업가 동문 강연·캠퍼스 투어
2021학번도 멘토링 등 참여 


“고등학교 시절 ‘내년엔 괜찮아지겠지, 새내기 땐 제대로 대학생활 할 수 있겠지’ 기대하며 2년을 보냈어요. 아직 인원 제한도 있고 방역 수칙도 까다롭지만 조금씩 대면 활동이 활성화되는 걸 보면서 학교가 노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모교 인문대 입학 예정인 박지오씨는 지난 1월 새내기대학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새내기대학은 과거 ‘새내기OT’라는 이름으로 모교가 매년 초 학부 신입생을 위해 열어온 행사. 코로나19 창궐로 2020년 정시 합격자 새내기OT가 취소됐고, 지난해는 전면 비대면으로 열렸다. 올해는 대학생활의 꿈에 부푼 신입생들의 기대를 조금이나마 채우게 됐다. 대면 행사로 새내기대학이 재개된 것이다. 

방역 지침상 학생 전체가 참여하지는 못했다. 회차당 200~250명씩 총 5회에 걸쳐 1000여 명에게 선착순 신청을 받았다. 1월엔 수시 합격자, 2월엔 정시 합격자 위주였다. 백신 접종완료 또는 PCR 검사 결과 음성이라는 조건이 있었음에도 신청 경쟁이 치열했다. 

새내기대학이 열리는 날 고요했던 캠퍼스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2022 서울대학교 새내기 대학’ 현수막을 건 대형 버스가 언덕을 오르고, 앳된 모습의 학생들이 무리지어 캠퍼스 곳곳을 누비는 풍경도 눈에 띄었다. 모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대인의 정체성과 소속감, 자긍심을 심어주는 취지의 실내 프로그램과 실외 활동을 진행했다. 오전 1부 행사는 문화관 대강당에서 학사와 심리상담 프로그램 안내, 인권·성평등 교육, 명사 강연 등을 준비했다. 현장에 없어도 온라인 중계로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연사인 오세정 총장은 “대학에서 4년 동안 배운 것으로 일생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며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을 갖추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연구재단 첫 여성 이사장을 지낸 노정혜(미생물75-79) 생명과학부 교수, 최인철(심리88-92) 모교 행복연구센터장을 비롯해 송기영(기계항공공학04-12) 수아랩 대표, 안상일(재료공학00-07) 하이퍼커넥트 대표 등 유니콘 기업 창업가 동문이 연단에 올랐다. 농생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입학 예정인 최윤선씨는 “선착순 안에 들지 못해 비대면으로 참가했지만, 졸업하신 선배님들의 강연도 듣고 학교생활 중 필요한 정보에 대해 알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오후 2부 행사는 멘토링과 팀파워 프로그램(캠퍼스 미션투어) 진행 후 문화관 대강당에서 축하공연과 서울대인 선포식으로 마무리했다. 고학번과 저학번을 ‘짝멘토’로 묶었고, 서로 다른 과 신입생으로 10명 남짓의 한 반을 구성했다. 학생 간, 선후배 간 수평·수직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준다는 의도다.

팀파워 프로그램에서는 재학생 멘토의 인솔 하에 도서관과 학생회관, 버들골 등 주요 장소를 찾아 미션 게임을 했다. 곳곳에서 마주친 신입생들은 광활한 캠퍼스가 낯선 표정이면서도 눈에는 호기심이 어려 있었다. 2차 새내기대학이 열린 1월 19일엔 폭설까지 내렸지만 ‘샤’ 정문 앞에서 굵은 눈송이를 맞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2021학번 재학생들도 멘토로 참여해 비대면 행사만 열린 지난해의 아쉬움을 달랬다. 새내기대학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새내기 멘토단’에 선발된 78명 중 대다수가 2021학번이었다. 멘토로 참여한 김민엽(건설환경공학 2년)씨는 “코로나 학번인 나와 달리 새내기들에겐 대면으로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학교 생활도 돕고 싶은 마음에 멘토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대로 캠퍼스 생활을 하지 못해 안내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학교 곳곳을 돌아다닌 덕분에 수월하게 인솔할 수 있었다”며 “엄청난 한파에 눈까지 내려 덜덜 떨며 뛰어다녔지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수강신청같이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차후 밥약(선후배 간 식사 약속)이나 번개 모임을 통해 깊게 이야기 나눌 계획”이라고 했다.   




모교 새내기대학 행사에 참여 중인 신입생들(위·아래). 사진=모교 학생지원과


학과별 신입생 OT도 사범대 등 일부 단과대학에선 대면으로 부활했다. 공대는 신입생 854명 전체를 4회로 나누어 캠퍼스 내에서 새내기 환영식을 진행했다. 교육학과 입학 예정인 서명우씨는 “다른 학교에 간 친구들은 모두 비대면으로 OT나 새내기대학을 한다고 해서, 서울대가 새내기 행사와 향후 수업까지 대면으로 진행한다는 결정이 더욱 인상깊었다”며 “교육학과 비대면 OT에선 선배들이 여러 가지를 알려주셔서 입학 전임에도 많은 정보를 얻었고, 사범대 OT 때는 지방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시흥캠퍼스에 숙소를 마련해 주시는 점에서 학교의 섬세한 배려를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친목을 다지는 묘안으로 신입생과 선배가 팀을 짜서 몇 달간 연락을 주고받는 ‘짝선짝후’도 활용하고 있다. 박지오씨는 “인문계열 광역으로 진학해 시간표 짜는 것과 학교생활 팁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짝선짝후’에서 광역 진입하신 선배님과 짝이 돼 편하게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신입생들은 대면 모임이 부족해도 모교가 배포한 대학생활 정보 책자 ‘스누피디아’, 학과 단톡방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학교 인증 후 가입하는 익명의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새내기 게시판에는 신입생 텝스 시험과 교내 장학금 신청 방법부터 ‘공대생 노트북 사양 이 정도면 적당할까요’, ‘동아리는 몇 개씩 하나요’ 등의 질문까지 빠른 속도로 답변이 달렸다. 의과대학 입학 예정인 익명의 학생은 “온라인으로 새내기대학에 참여했지만 눈앞의 텝스나 기숙사 신청, 수강신청 등에 대해 말해줄 줄 알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진 않았다”며 “에브리타임을 이용해 정보를 모으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알기 힘들고, 몰라서 묻지도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까봐 불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3분의 2를 코로나19 상황에서 보낸 신입생들은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최윤선씨는 “코로나 전엔 학교 축제도 하고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힘들었다. 대학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여러 경험을 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지오씨는 “출신 지역도, 경험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대학에서 같은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기대된다”며 “고등학교 내내 꿈꿨던 캠퍼스 라이프를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얼른 입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리학과 입학 예정인 이주민씨는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 교수님들의 강의”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심리학을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하겠다는 목표로 달려왔다. 심리학을 사랑하는 동기들과 토론하며 함께 성장하는 대학 생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새내기대학과 달리 3월 입학식은 비대면으로 열린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학생들은 “하루빨리 대학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고교 선수 둘이나 입학, 야구부 ‘경사났네’ 

 
올해 모교 입시에서 엘리트 고교야구 선수가 두 명이나 합격해 모교 야구부에 ‘경사’가 났다. 덕수고 출신 이서준(사진 왼쪽)씨와 신일고 출신 박건우(사진)씨다. 두 사람 모두 “모교 야구부의 첫 1승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서준씨는 지난해 12월 수시모집을 통해 체육교육과에 합격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지난 시즌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면서 23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397(73타수 29안타), 2홈런 등 좋은 기록을 냈다. 

학업과 균형도 곧잘 맞춰왔다. 야구 명문 휘문고에서 영어로 수업하는 경북 문경의 글로벌선진학교로 전학했고, 학교 야구부가 해체되자 다시 덕수고로 전학했다. 프로야구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공부에 전념, 모교 합격 통지를 받았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야구부 감독님께서 먼저 서울대에 진학한 덕수고 선배 이정호씨의 얘기를 꾸준히 해주셔서 롤모델로 삼았다”며 “대학 졸업반 때 다시 드래프트에 도전해 사상 최초 서울대 출신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일고에서 좌완투수로 활약한 박건우씨는 학교가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하는 데 기여했다. 고교 3학년이던 2020년 구속이 130㎞ 중후반대까지 올라갔다. 13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한 그는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시고 수시모집에서 한 차례 낙방했던 서울대에 정시로 재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재수 끝에 모교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체육 특기생을 뽑지 않는 모교이기에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14시간씩 공부했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덕에 끄떡 없었다. 이번 수능에서 수학 만점, 나머지 과목은 1~2등급을 받았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야구를 통해 협동심과 희생정신, 리더십을 배웠고, 체력도 좋아졌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야구선수가 아닌 다른 목표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재 선수 출신 모교 야구부원으로 타자 홍승우(체육교육 17입), 여자야구 국가대표 투수 출신 김라경(체육교육 20입)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