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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호 2021년 5월] 뉴스 모교소식

3개 사학과 통합 ‘역사학부’ 만든다

“학과중심주의 극복, 인문학 부활 기대”



3개 사학과 통합 ‘역사학부’ 만든다

2023년 입시전형서 밝혀

모교가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를 통합한 역사학부(가칭)를 2023년 신설한다. 모교가 4월 29일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역사학부는 2023년에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전형 9명과 일반전형 9명, 정시모집에서 일반전형 10명 등 총 28명을 전공예약생으로 모집한다. 2022년 입시에서 3개 사학과 모집인원을 합친 것보다 1명 많은 숫자다. 역사학부 입학생과 광역인문계열 입학생 중에서 역사학부 진입을 원하는 학생들은 2학년부터 한국사학전공, 동양사학전공, 서양사학전공 중 하나를 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다.

1946년 문리대 소속으로 출범한 사학과는 1969년 세 학과로 분리돼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발전시켜 왔다.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10여 년 전부터 3개 사학과 통합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교수진의 의견 수렴과 합의를 거쳐 통합을 결정했다. 문중양 국사학과장은 “2016년 3개 사학과의 의견을 모아 통합의 원칙과 개요를 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통합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3개 사학과 동문을 아우르며 꾸준히 사학과 통합을 촉구해온 사학과동창회는 역사학부 신설을 반기는 분위기다. 양재원(서양사78-84) 사학과동창회장은 “역사학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를 만드는 기초 학문인데, 드디어 사회적 필요성에 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며 “다양한 역사 간은 물론 다른 학문과도 융합해 복합적인 현실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교육과 연구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학과중심주의 극복, 인문학 부활 기대”



문중양 국사학과장 인터뷰



역사학부 신설은 3개 사학과의 합의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문중양(계산통계81-85·과학사철학 박사) 모교 국사학과 학과장에게 서면 인터뷰로 역사학부에 대해 들었다.


-역사학부를 신설하는 목적은.
“역사학 본연의 통합성을 복원하고 학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존 3사학과 체제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분과로 인한 연구와 교육 면의 문제점도 타당하게 제기돼 왔다. 학문 간 경계가 무너지는 경향에 맞춰 그동안 소홀히 해온 비교사와 관계사의 영역을 새로이 연구하고 교육할 필요도 있었다.”

-오랜 논의 끝에 통합을 결정했다.
“2004년부터 추진됐으나 3개 학과의 내외적 여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2016년 3사과의 의견이 일치해서 통합의 원칙과 개요가 정해졌고, 이를 기본 골격 삼아 추진 중이다.”

-커리큘럼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가장 큰 변화는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로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서서히 개선해서, 역사이론과 같은 공통과목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3사과 통합 교과목(역사학개론, 역사학세미나 등)을 확대 개편해서 공통 전공교과목 운영을 체계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향후 2년간 구체적인 새 교육과정의 틀을 마련하겠다.”

-사학과 통합을 인문학의 위축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 않은가.
“그런 해석은 듣지 못했다. 학교 외부의 시선인지는 몰라도 교내에선 기대가 크다. 학과 중심주의 욕구가 크고, 그로 인한 세부 전공 분야로 교육이 더욱 좁혀져만 가는 대학의 현실에서, 인문학 본래의 통합적 사고를 복구해 보자는 것이다. 총장님은 물론, 대학 교육을 정상화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은 3사학과 통합이 큰 성공을 거두어 인문학의 부활과 대학 교육 정상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한다. 특정 과로 쏠리진 않을까.
“일부 걱정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3사과 교수님들은 그간 인문대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을 겪으면서 교육 과정을 운영해 왔기에 오히려 학과 편중 문제를 다소 해소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사회는 역사학을 균형 있게 이수한 인재를 원하고 있다. 역사학부 학생을 통합해 선발함으로써 전공 진입 전에 체계적으로 역사학을 교육하고, 역사학부로서 정체성을 확실히 부여하고자 한다. 유능한 학생을 선발하고, 인기 있는 역사학부로 거듭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