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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호 2019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재학생 때 10억 빚, 연매출 1700억원 회사 일군 비결

동문창업네트워크 화제의 창업인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
| 화제의 창업인 |

재학생 때 10억 빚, 연매출 1700억원 회사 일군 비결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


일찍 실패해본 경험이 자양분
19개 언어로 영상메신저 서비스





이날 창업 동문 네트워크 행사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온 안상일(재료공학00-07) 하이퍼커넥트 대표. 재학생 시절 7개의 회사를 창업하고 10억원의 빚을 졌다가 지금은 연매출 1,700억원대의 건실한 사업체를 일군 당찬 젊은이다.

하이퍼커넥트는 인공지능과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230여 개국에 19개 언어로 서비스되는 영상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한다. 아자르는 2억 건 이상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었고 올해 1,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의 95%는 해외에서 발생하며 게임을 제외하고 한국인이 만든 앱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9개 도시에 현지법인 지사를 두고 있으며 3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 중 4분의 1이 외국인인 글로벌기업이다. 최근에는 신사업 전담조직 ‘하이퍼X(Hyper-X)’를 신설해 인공지능(AI), 소셜,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안 동문은 학창시절 PC방과 노래방에 빠져 살았다. 같이 어울리던 과학고 출신 친구들의 좋은 시험 성적을 보고 ‘나는 공부는 아니구나’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았다. 취업에 도움 되는 자격증을 따거나 사업에 도움 될 동아리를 기웃거렸다. 당시 벤처동아리가 인기였다. 안 동문은 열심히 활동해 2002년 벤처동아리 회장이 됐다. 운영자금도 끌어오고 여러 기업인, 벤처 투자자, 타 대학 창업동아리 사람들을 활발하게 만났다. 안상일 동문은 “당시 그런 나를 격려해 주는 분도 계셨지만 서울대생이 뭐하러 창업하려느냐, 서울대 팔아서 사업하려고 하냐, 성적이 안 좋고 취업이 막막해서 하는 거냐 등 씁쓸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그런데 나한테는 맞는 말이라서 굉장히 찔렸다”고 했다. 당시 서울대생 창업에 대한 주변의 인식이기도 했다.

이후 학업을 하면서 과외 중개업, 사업계획서 대리작성, 웹사이트 외주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지하철에서 김밥도 팔았다.

졸업 시기가 다가오면서 진지하게 사업을 고민했다. 당시 네오위즈를 퇴사하고 ‘첫눈’이란 검색엔진을 만들어 네이버에 매각한 장병규 대표에게 영감을 받아 검색엔진 개발사를 차렸다. 안 동문은 “검색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고 만들 팀도 없었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냥 저질렀다”고 했다. 2007년 자본금 5억원으로 동문과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 스타트업 ‘레비서치’를 차렸다. 서울대생 학생창업이란 키워드로 ‘한국의 구글’로 언론의 주목도 받고 투자도 받았다. 열심히 일했지만 그에게 검색엔진 개발은 감당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투자자도 떨어지고 빚만 떠안게 됐다. 20대에 10억 채무. 가족, 지인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연락을 끊고 잠적하기도 했다.

파산해야 하나. 빚을 갚기로 다시 마음을 먹고 채권자, 지인들에게 시간을 달라고 설득했다. 그리고 장병규 대표를 찾아가 돈 5,000만원을 빌렸다. 모교 윤의준 교수의 메일도 힘이 됐다. ‘실패의 경험으로 성공으로 다가가지 않겠냐. 꼭 성공한다. 소처럼 우직하게 가라’ 비즈니스 모델(BM) 실패로 첫 창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처음부터 견고하게 BM을 설계한 후 사업에 나섰다. 5,000만원을 3년 만에 갚고 2014년 하이퍼커넥트를 창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안 동문은 “레비서치 실패의 경험이 하이퍼커넥트 창업의 자양분이 됐다”며 “사업에 실패해도 경영은 실패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고 재무, 인사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교 학생창업 관련 창업 휴학제도와 서울대 인공지능 비전과 학생창업을 연결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학생 창업자 중에 많은 분들이 모바일 앱을 생각하는데 지금 시장에선 새로운 게 거의 없다. 하지만 흔한 아이디어에도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새로운 혁신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도 이것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대의 AI 연구자산을 학생창업과 연결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김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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