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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호 2016년 7월] 뉴스 본회소식

반상의 우주에 서울대인 지성 수놓다

제13회 동문 바둑대회 동문·재학생 등 300명 참가 성황


반상의 우주에 서울대인 지성 수놓다


제13회 동문 바둑대회 성황
동문·재학생 등 300명 참가

서정화 회장 “바둑은 인류의 지성을 가늠하는 지표”




지난 7월 10일 모교에서 열린 동문바둑대회에 동문 재학생 교직원 300여 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지난 7월 10일 모교 관악캠퍼스 농업생명과학대학 제3식당에서 동문 및 재학생, 교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3회 동문 바둑대회가 개최됐다.


본회 한 해 일정 중에서도 홈커밍데이에 버금가는 대규모 행사답게 동문과 재학생, 교직원 등 모교 구성원들이 고루 참석했다. 최연소 참가자는 16학번 신입생이었고 최고령은 50학번 동문에 이르렀다. 참가자들은 개인전 7개 조, 단체전 14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다.


매년 한결같이 동문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둑대회지만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대회장은 더욱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천변만화가 펼쳐지는 바둑판의 361개 교차점 위에 동문들은 신중하게 한 돌 한 돌을 뒀다. 서울대 애기가(愛棋家)들의 자부심과 지성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다.



문리대팀 단체전 네 번째 우승
본회, 바둑부학생 전원 장학금


이날 대국 시작 전 열린 개회식에서 공동대회장인 본회 서정화 회장과 모교 성낙인 총장이 대회사를 전했다. 서정화 회장은 “올해 치러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둑은 일개 놀이를 넘어 인류의 지성을 가늠하는 지표로서 활용될 정도로 수준 높은 지적 활동”이라 말한 데 이어 “실리와 명분을 걸고 상대와 경쟁하되 공존의 모양새를 만들어나가는 바둑의 정신이야말로 사분오열돼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에 어울리는 정신”이라며 즐겁게 경기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성낙인 총장은 “바둑은 더 이상 싸울 소지가 없이 깨끗한 스포츠”라며 “바둑을 평화의 기술로 삼아 앞으로 바둑을 통한 새로운 한류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운영위원장인 본회 박희백 부회장과 운영위원인 강인구 부회장, 박치문(국문68-79) 한국기원 상근부총재, 신병식(미학73-78) 전 SBS 논설위원, 심판위원으로 서능욱(프로9단), 고재희(프로8단), 오주성(물리천문07-11·프로2단) 프로 기사가 참석했다. 특별 게스트로 1970년 입단 이래 순수 국내파로 활약하며 국내 최초로 통산 1,000승을 달성한 서봉수 9단이 참석해 동문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이날 서정화 회장은 모교의 바둑 인재를 격려하고자 바둑부 정내혁(사범대학15입) 회장을 비롯한 바둑부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본회 서정화 회장은 “바둑대회가 모교와 동문, 재학생이 삼위일체가 돼 함께 전진하기 위한 격려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낙인 총장(왼쪽 다섯째)이 모교 바둑부 재학생들을 격려하며 총동창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오전 10시 서정화 회장의 징소리로 대국이 시작했다. 동문들은 오전에 이어 오후 대국까지 장시간 동안 차분하고 진지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신입생을 비롯한 젊은 바둑인들의 대거 참여로 곳곳에서는 세대 간 대결도 벌어졌다. 동문들은 장고를 거듭하는 대국자들 곁에 몰려들어 저마다의 수를 떠올리기도 했다. 해외 거주 동문과 대전·충남지부 산하 관악기우회팀 등 멀리서 참석한 동문들도 즐겁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다면기 이벤트는 올해도 진행됐다.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과 대국 기회가 주어지자 선착순 6명의 자리가 금세 들어찼다. 고재희 8단도 4명의 동문들과 다면기를 가지며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이외에도 캐리커처 등의 부대 행사가 더욱 풍성한 시간을 만들었다.


유달리 열기가 뜨거웠던 이날 경기는 오후 4시를 넘겨 종료됐다. 단체전 결승에서는 문리과대학팀과 농업생명과학대학팀이 대결해 문리과대학팀이 승리했다. 문리과대학팀은 이미 여러 차례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각종 학교대항전 단골 출전 선수로 구성된 ‘드림팀’. 우승팀은 박희백 운영위원장이 전달한 우승기와 함께 상패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단체전에서 우승한 문리과대학팀. 왼쪽부터 신병식·강형근·선석기 동문, 박희백 운영위원장, 안성문·최준영 동문.



개인전 최강조 결승전은 모든 조의 승패가 결정된 경기 막바지까지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며 주목받았다. 윤석철(화학80-84) 동문과 재학생 신영수(인문대학16입) 군이 접전을 펼친 끝에 윤 동문이 우승을 차지했다. 윤 동문은 상패와 함께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하단 인터뷰 참조>


또 개인전 A조 최하늘(인문대학16입) 군, B조 최우천(기계공학78-82) 동문, C조 이유호(철학69-73) 동문, D조 이강인(국어교육71-76) 동문, E조 양현국(수의학88-93) 동문, F조 인병식(수학교육61-65) 동문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결과 표 참조>








이날 본회에서 커피머신, 복합오븐, 제습기를 경품으로 준비했으며 박희백 부회장이 청소기, 성낙인 총장이 아이패드, 서정화 회장이 300만원 상당의 그림 1점을 협찬했다. 박수진 기자










아마추어 6단…삼수 끝에 1위 올라
최강조 우승자 인터뷰




윤석철 KR코폴리머 영업팀장


윤석철(화학80-84) 동문은 2008년과 2010년 본 대회 최강조 준우승, 2012년과 2014년 공동 3위를 수상한 ‘준비된 실력자’였다. 꾸준한 도전 끝에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된 윤 동문과 얘기를 나눴다.


-기력이 어떻게 되는지.
“아마추어 6단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기원과 독학을 통해 바둑을 배웠다. 한동안 바둑을 두지 않았던 적도 있는데 노안이 오면서 독서보다 바둑이 더 편한 취미생활이 됐다(웃음).”


-바둑의 매력은 무엇인지.
“바둑은 어려워서 좋다. 성취의 끝이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체스의 경우 논리적으로 규명이 돼서 간단한 프로그램도 사람이 이기기 힘들지만 바둑은 다르다. 알파고가 화제가 됐지만, 알파고의 바둑을 바둑의 궁극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바둑은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가장 완성된’ 바둑이라는 게 없다. 사람이 불완전했을 뿐 컴퓨터가 바둑에 대해 규명한 것은 아직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다른 대회 우승 경험은.
“바둑명문고인 충암고의 이름으로 YES24 고교동문전 단체전에 나가 3연패한 적이 있다.”


-동문 바둑대회에 대해 한 말씀.
“80년대는 바둑부조차 없던 시기였다. 이렇게 바둑대회가 생겨나고 예전보다 점점 더 성대해지면서 예산 규모도 커져가는 모습에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