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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459호 2016년 6월] 기고 사진

무명 배우의 초상 속엔?

‘Portraits of Unknown Actors’ Series


Portraits of Unknown Actors Teodore Bouloukos; Actor, Writer. New York, 2009



무명 배우의 초상 속엔?
황준현(조소93-00) 사진작가



‘Portraits of Unknown Actors’ Series는 무대 밖 일상 공간에서의 배우들의 연극적인 표현을 담은 Portrait 작업이다. 작업 과정에서 나는 주로 뉴욕의 무명 배우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과 배우로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집이나 그 주변 공간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작업을 통해 배우들의 실제 삶을 배경으로 하는 그들만의 무대를 만들고 일상과 이상, Documentary와 Staged Portrait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만든다.
이 작업은 뉴욕에 와서 만난 여러 무명인들에 대한 동질감과 그로 인한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뉴욕에는 그야말로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무명 예술인들이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드리머(Dreamer) 또는 웨이터(Waiter)라 불리는 이들의 삶과 꿈은 현실적인 어려움과 수시로 밀려드는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늘 위태롭다. 실제로 내가 만난 무명배우 대부분은 생활을 위해 식당 웨이터에서부터 요가 강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연기 수업을 받거나 작은 극장의 연극 무대에 서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무명인들에 대한 나의 관심은 그들의 힘든 삶에 있지는 않다. 나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간직하고 있는 꿈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다양한 삶의 방식에 그리고 배우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한다. 이들의 삶과 열정은 뉴욕을 활기찬 기회의 도시로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뉴욕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인생의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무명인들의 삶과 열정을 지지하고 그들을 통해 나를 비추어보고 위안과 힘을 얻는다.


*황준현 동문은 모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 후 2005년부터 3년간 School of Visual Art, MFA Photography에서 공부했습니다. 2009년 브레인팩토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현재는 뉴욕에서 Square Dot Plus, LLC 대표 및 Square Dot Plus Studio Operations Manager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