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56호 2024년 7월] 뉴스 모교소식

‘블록버스터 비만약’ 배부름 유발 원리 밝혀 

최형진 교수 연구팀 
 
‘블록버스터 비만약’ 배부름 유발 원리 밝혀 
 
최형진 교수 연구팀 


강력한 식욕 억제 기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GLP-1’ 기반 비만 치료제의 메커니즘을 모교 연구진이 밝혀냈다. 최형진(의학98-02) 모교 뇌인지과학과·해부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임상시험과 쥐 실험을 통해 GLP-1 비만 치료제가 배부름을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6월 28일자 ‘사이언스’지에 온라인 게재했다.  

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는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 등을 입증하며 수요와 투약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장 호르몬 유사체인 GLP-1이 뇌에 어떻게 작용해서 식욕을 억제하는지에 관련해서는 밝혀진 적이 없었다.
연구진은 먼저 사람에게 GLP-1 약을 주사했을 때, 음식을 삼키기 이전부터 음식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배부름이 높아지는 현상을 입증했다. 사람 뇌조직에서 GLP-1 수용체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에 많이 분포했다. 쥐 뇌조직에서도 같은 부위에 GLP-1 수용체가 발견됐다. 

이에 연구진은 광유전학을 이용해 쥐의 ‘등쪽 안쪽 시상하부 신경핵’에 있는 GLP-1 수용체 신경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했다. 그러자 배부름이 유발된 쥐는 진행하던 식사를 즉각 중단했다. 반대로 해당 신경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자 쥐의 배부름이 억제돼 식사 지속시간이 증가했다. GLP-1 약물을 쥐에게 투여했을 때, 음식을 인지한 후 섭식 행동시 이 신경의 활성이 더욱 민감하게 변화했다. GLP-1 비만약이 뇌의 배부름 중추에 작용해 음식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배부름을 증폭시킴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는 박준석(의학24졸) 동문과 최 교수 연구실의 김규식(의과학과 박사과정) 재학생이다. 이들은 “신경과학, 내분비학(대사질환)의 이질적인 분야를 융합해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비만약의 기전을 밝혔다”며 “많은 사람들이 내 몸에 생기는 변화를 알고 투약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