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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호 2022년 4월] 뉴스 모교소식

무한한 잠재력, 아프리카 연구 시작한다

아시아-아프리카센터 개소

무한한 잠재력, 아프리카 연구 시작한다

아시아-아프리카센터 개소


아프리카 지역전문가 양성 목표
“미래 먹거리 아프리카에 있다”



4월 1일 아시아-아프리카센터 개소식에 김태균 센터장(왼쪽 첫째), 김종섭 본회 신임 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했다.


모교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가 산하에 아시아-아프리카센터를 개소했다. 학내에 아프리카를 주제로 연구하는 기관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월 1일 관악캠퍼스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센터 개소식 겸 설립기념 세미나에는 학내외 아프리카 전문가들이 참석해 센터 출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이 축사했고,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김동석 외교부 외교안보연구소 교수, 김일수 전 외교부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장,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박정경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모교 아시아-아프리카센터는 아프리카가 지닌 보편성과 특수성을 상호 보완하기 위해 융합적이고 종합적인 아프리카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아프리카에 대한 이해와 지식 축적을 위한 연구 심화 △ 한국의 아프리카 외교정책, 개발협력, 분쟁지역연구 등 아프리카 관련 연구 주제 발굴과 확산 △정부, 기업 및 NGO, 학계의 소통 플랫폼 마련을 목표로 세웠다. 국제개발을 전공한 김태균(사회91-98) 국제대학원 교수가 센터장을 맡았다.

이날 개소식에선 아프리카의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소수 연구기관과 특정 분야에 국한된 사례연구 외에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연구는 부족한 실정에 대해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인도에 비해 국내 아프리카 연구는 한참 뒤처졌다. 권숙인 사회대 학장은 “아프리카에 대한 학계 인식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나 원조 부분은 그동안 많이 바뀌었을 텐데 변화의 추이를 학계에서 못 쫓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연구인데 아시아 연구기관이 총대를 멘 것에 대한 설명이 뒤따랐다. 김태균 센터장은 “1955년 반둥 회의의 공식 명칭이 아시안-아프리칸 컨퍼런스였다. 처음 제3세계라는 아이덴티티가 형성될 때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주축이었다”며 두 지역 연구의 긴밀성을 내세웠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간 교류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박수진 아시아연구소장은 “가나 국립대학에서 아시아를 배우려는 요청이 있어 코이카가 아시아연구소 설립 작업을 하고 있다. 많은 현지 학생이 한국에 와서 공부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민간 기업이, 일본은 정부가 주도해 교류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센터가 민간 차원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간 상호 연구와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국내 대학 중엔 한국외대와 경희대 등에 아프리카 연구기관이 있고, 연세대에 중동 아프리카 연구센터, 한양대에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전북대에 프랑스·아프리카연구소가 있어 모교의 아시아-아프리카연구센터는 변별적인 성격도 띤다. 임현진 아시아연구소 창립소장도 설립 초기부터 “아프리카 연구를 꼭 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연구소는 이번 센터 설립을 위해 지난 1년간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를 비롯해 아프리카 장기 현지조사를 의무화한 일본 교토대, 남아공에 아프리카사무소를 설립한 하버드대 아프리카 연구소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센터는 향후 5년을 지역 이해의 기초단계로 설정하고 국내외 아프리카 연구자와 연구 기관의 정보를 모으는 데 집중한다. 설립 5년차부터 20년까지는 아프리카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아프리카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협동·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독립공간을 마련해 초점 지역 국가센터를 구축하고, 아시아·아프리카 지역대학원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유럽·아시아·중남미와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축사를 위해 참석한 김종섭 본회 신임 회장은 “경제계에서는 미래 먹거리가 아프리카에 있다고 본다”며 “센터와 아프리카 각 나라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이 함께 연구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에서도 이미 탄자니아 적정기술센터, 에티오피아 아다마 과학기술대와 협력사업 등이 아프리카에서 진행돼 왔다. 김태균 센터장은 “(국내 아프리카 연구기관 중) 막내 격이라 우리 센터가 늦은 감이 있다고도 표현하시지만 많이 늦지는 않은 것 같다. 겸손하게 배우면서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