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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호 2021년 5월] 뉴스 본회소식

올여름 휴가 제천 하늘계곡연수펜션 가볼까?

총동창회 제휴펜션 탐방

총동창회 제휴펜션 탐방


올여름 휴가 제천 하늘계곡연수펜션 가볼까?

이상기 서양사81-87
아시아엔 발행인


목조 다리로 연결된 하늘계곡연수펜션 전경 



송계계곡·충주호·하늘재 가까워
한눈에 보이는 월악산 영봉 절경
성수기 상관없이 항상 40% 할인
세미나실, 사우나, 노래방 갖춰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도 일품


필자의 일터 근처인 동숭동 옛 문리대에서 120km 남짓한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월악산 자락에 자리한 ‘하늘계곡연수펜션’을 한 달 남짓 사이에 두 번 찾았다. 벚꽃이 흩날리던 4월 2일엔 2박 3일, 송화가루 지천이던 5월 8일엔 정오에 도착해 2시간 머물다 떴다.

사연은 이렇다. 첫 번째 방문은 하늘계곡연수펜션을 관리하는 굿모닝아이텍 정진철 전무의 우정초대에 응하면서 비롯됐다. 필자와 함께 일하는 육사 출신의 최진욱 본부장과 함께 도착해 보니 이곳은 서울대총동창회와 제휴를 맺었지만 작년과 올해 코로나로 동문들 발길이 끊겨 안타까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바로 그날, 음력으론 2월 하현달이 구름 속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밤, 술도 몇 잔 들어갔겠다 필자의 호기가 발동했다. “동창신문에 여기 소개하는 글 하나 쓰겠습니다.”

아뿔싸. 애초 1박만 하려던 계획은 비바람과 벚꽃을 필두로 한 꽃잔치와 낮술에 홀려 하루를 더 묵게 됐다. 둘째 날 그러니까 4월 3일 토요일엔 아침부터 듣던 빗방울이 낮엔 제법 굵어지더니 오후엔 이내 장마비를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일행은 오후 다시 술판을 벌였다. 아마 이걸 두고 일배일배 부일배(一杯一杯 復一杯)라고 하던가.

그렇게 술독에 빠지고 나서도 머리가 맑은 걸 보면 이곳 공기는 무척 신선한 것이 분명했다. 2박을 마치고 상경하는 창밖엔 전날 종일 이어진 비바람에 떨어진 벚꽃이 노상에 멋대로 나뒹굴었다. ‘아, 2021년 봄은 이렇게 가버리는구나’ 생각하니 서글프기도 하고, 왠지 홀가분하기도 했다. 그리고 닷새나 지났을까? 동창신문 김남주 편집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월악산 하늘계곡연수펜션 다녀온 기사 이번 호에 실을 수 있을까요?” 다시 아뿔싸! 느슨한 듯 집요한 이승무 사무총장이 이희범 동창회장의 지시를 받고, 편집장더러 원고를 채근한 것이었다.

한 달 남짓 만에 평생 두 번째 월악산행이 이뤄진 까닭이다. 5월 8일 아침 9시 내비게이션으로 ‘하늘계곡연수펜션’을 고정시켰다. 120km, 도착 예정시간 11시 30분이었다. ‘두 시간 정도 후딱 둘러보고 사진 찍고, 본래 이날 목적지인 곤지암으로 가면 되겠네’ 했다.

대부분 그렇듯, 내비가 가리키는 시간은 늘 ‘에누리’가 있기 마련, 1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한 현장은 한 달 전과 달리 녹음방초가 펼쳐진 가운데,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들은 송화가루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었다.

연수원 동남쪽 송계계곡 쪽에 ‘월악산국립공원’ 표지판과 함께 덕주사 2.3km, 한수면행정복지센터, 보건지소, 한수파출소, 우체국·농협 안내판이 보인다. 송계계곡 건너편엔 펜션단지가 제법 들어서 있다. 월악산 자락인 이곳이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아온다는 방증이리라. 서울대총동창회가 이 펜션과 협력기관 제휴를 맺고 동문들에게 알리려는 걸 보면 뭔가 있어서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제8대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동문이 2018년 8월 이곳을 다녀간 흔적을 남긴 사진이 펜션 식당에 걸려있다. 반 총장은 “하늘계곡연수펜션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기원합니다”라고 격려 문구를 남겼다.



월악산 국립공원과 송계계곡이 인접했다.


필자는 다시 지난 4월 초 머물던 숙소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 몇 장을 찍고 연수센터로 이동했다. 벌써 담쟁이가 짙은 녹색으로 서로 감겨 벽을 타고 올라가고, 건물과 건물 사이 목재 ‘구름다리’는, 동숭동 시절 대학을 다닌 노선배들이 보시면 ‘미라보 다리’를 연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연수센터부터는 2014년 4월 5일 개관할 때부터 모닝베네스트 월악사업본부 이덕근 본부장이 안내했다. 60~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과, 사우나 시설에, 노래방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그에 따르면 이곳에는 카이스트, 영우디지털 등 국내 유수의 회사와 기관들이 연수를 다녀갔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서울대 분들은 몇 분 못 뵈었어요. 저희 펜션에 오시면 먹거리, 볼거리에다 아주 편하게 쉬었다 가실 수 있을 겁니다.”



연수센터는 100명까지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서울대 동문들의 경우 4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가 내민 제천 관광지도를 펴보니 여기 펜션을 캠프 삼고 구경할 만한 곳이 줄잡아 7~8곳은 족히 됐다. 바로 인근 송계계곡과 월악산을 빼고서도 △의림지 △하늘재 △청풍문화재단지 △금수산 △용하구곡 △옥순봉 △탁사정 △배론성지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덕근 본부장의 설명을 듣고 식당에 자리하니 청국장 백반이 차려져 있다. 하늘계곡 정식은 계절 따라 나오는데, 이날은 어수리, 브로콜리, 꽃나물, 뽕잎 등 8~9찬이 담백하고 단아하게 식탁에 올라 있다. 나물향이 코끝에 살짝 스쳐간다. 월악산 도토리로 담근 묵과, 제천군 한수면에서 자체 재배한 상추쌈과 감자전도 일품이다. “이렇게 차려 나오면 얼마나 받습니까?” “네 분이 실컷 드시고, 5만~6만원이면 충분합니다.”

또 하나 있다. 계곡을 코앞에 둔 식당 마당에선 별 쏟아지는 밤마다 바비큐도 즐길 수 있다.

필자는 오는 7월 이곳을 다시 찾으려 한다. 제천 출신으로 자신의 ‘언관사관 (言官史官)’을 통해 나의 진로를 일찌감치 예비해주신 천관우 선생의 고향을 꼭 찾아 감사인사를 드릴 작정이다. 1975년 7월 어느 날 청계천 헌책방에서 구해 읽은 ‘언관사관’의 정신이 내게 얼마나 남아 있을까, 천 선생 고향에 가서 자성하고 자문해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