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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호 2019년 9월] 뉴스 모교소식

법학전문대학원 국내 첫 공익법률센터 개소…로펌 수준 시설 갖춰

실제 사건으로 실무 경험 쌓고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법률봉사


법학전문대학원 국내 첫 공익법률센터 개소…로펌 수준 시설 갖춰


실제 사건으로 실무 경험 쌓고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법률봉사


앞줄 왼쪽부터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모교 오세정 총장, 장승화 법학전문대학원장, 여정성 기획부총장, 김순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 [모교 홍보팀 제공] 




“서울 법대가 그동안 영향력 있는 법률가를 양성했다는 점에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런데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심장을 가진 법조인을 양성해냈느냐는 점에선 아쉬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8월 28일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개소식에서 장승화(사법81-85)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인사말을 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의 취지를 설명하는 말이었다. 공익법률센터는 공적 마인드를 가진 법률가를 양성하고 학생들과 함께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최근 지방변호사회 등이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장려하는 추세 속에 모교도 대학 차원에서 공익활동 역량을 갖춘 법조인 양성에 앞장서게 됐다.

센터의 주요 비전은 △임상법학(리걸 클리닉) 교육 △프로보노(pro bono) 활동 기획 △커뮤니티를 향한 사회공헌 활동 등이다.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임상법학교육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취약계층 대상 법률구조 등의 공익활동을 현실화시키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25개 로스쿨 중 최초로 임상법학과 교육을 전담할 법조인력을 채용했다. 임 용 부학장이 모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공익 어벤저스’로 소개한 이들이다. 센터장에는 김주영(사법83-87) 교수, 부센터장에 소라미 교수 등을 영입했다. 김 센터장은 장애인과 소비자, 증권 분야에서 다수의 공익적 소송을 진행했고 소 부센터장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15년간 여성과 아동 인권 활동을 진행해 온 베테랑 공익변호사다. 5월에는 오진숙 변호사와 노나영 변호사가 합류했다. 관악캠퍼스 우천관 1층에 로펌 수준의 시설도 갖췄다.

일종의 ‘학내 로펌’인 리걸 클리닉은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이다. 강의실 바깥의 실제 사건을 통해 생생한 지식을 가르친다는 취지다. 미국 등 해외 유수의 로스쿨은 리걸 클리닉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사회적으로 의미가 큰 사건의 진행에 참여하고 있다. 모교 또한 지난 학기 김주영 센터장이 개설한 ‘최고법원 변론클리닉’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실제 진행 중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에 관해 의견서를 제출해 화제가 됐다. “미국 주요 로스쿨들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연방대법원 사건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는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로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를 뜻한다. 첫 활동으로 지난 7월 재학생들 20여 명이 참여해 시청각중복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복지입법관련 프로보노 캠프를 개최했다.

학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법률구조 프로그램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로스쿨의 공익활동으로 예일대 로스쿨과 뉴헤이븐 지역의 예가 있다. 모교도 서울시와 관악구청, 법률구조공단 등 지자체 및 공공기관들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보노 활동과 공익적 실습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개소식 전후로 서울시 및 관악구와 관련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준희 관악구청장,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회장과 김 현 전 회장, 조상희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김순석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이사장,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강남일 대검 차장 등 주요 기관장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김주영 센터장은 이날 “공익은 분쟁에서 어느 편에 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든 사회 전체든 타인의 이익을 구하는 이타적 태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학생들이 최고의 학생들이지만 항상 경쟁에서 이겨왔던 만큼 기본적으로는 자기 중심적”이라며 “법학전문대학원 시절에 법률적 지식을 활용해서 이타적인 활동을 했던 경험을 한 번이라도 심어주면 당장 공익적인 활동에 투신하진 않는다 해도 훗날 인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순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그동안 법학전문대학원은 교육과정과 변호사시험 등 자체 제도를 정비하는 데 매몰돼 내세울 만한 사회적 기여활동이 부족했다”며 “공적 마인드를 가진 법률가를 양성하고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활동의 롤모델을 전국 로스쿨에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