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많은 띠’로 불리는 돼지띠의 해다. 1935년생부터 1983년생까지, 각 분야에서 올해 눈부신 활약이 기대되는 돼지띠 동문들은 누가 있을까.

1935년생 돼지띠 동문은 올해로 84세를 맞는다. 황혼의 삶을 즐길 때라지만, 아직 팔팔한 현역 동문도 많다. 배우 이순재(철학54-58) 동문은 “아직까지 대사를 잊어버려 곤욕을 치른 적이 없다”고 자신한다. 1956년 데뷔해 올해로 63년째 배우로 살고 있는 그는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쉼없이 연기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재미과학자 박찬모(화학공학54-58)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은 1년에 6개월간 북한에 머무르며 평양과기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그래픽과 가상현실 등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초대 이사장과 포스텍 총장을 지냈으며 2009년 평양과기대 설립을 주도했다. 지난해 도산교육상을 받았다.

1947년생 돼지띠 동문은 정계에서 활약했거나 활동 중인 동문이 많다. 5선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외교67-71) 동문은 2015년부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저서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를 내고 강연을 통해 백범 김구의 생애와 사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손학규(정치65-73) 바른미래당 대표, 황우여(법학65-69)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은 정치 현역이다. 기업가 중에선 성기학(무역66-70) 영원무역 회장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원무역이 국내에 처음 들여온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국내에 아웃도어 붐을 일으켰고 지금도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해 사재 100억원을 기부해 모교에 경제학부 첫 독립 건물을 짓는 데 기여했다.

100세 시대, 올해로 환갑인 1959년생 동문들은 ‘한창 나이’를 맞았다. 국내 반도체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박병국(전자공학82졸)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차세대 자성메모리(MRAM)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매년 새로운 성과를 내고 있다. 모교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시민(경제78-91) 동문은 정치 이력을 뒤로 하고 방송 논객과 작가로 대중과 거리를 좁혀오다 최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시작해 유튜버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유 동문의 대학동기인 심상정(역사교육78-83) 정의당 의원 또한 돼지띠 명사다.

우리나라 5,000만 인구 중 가장 수가 많다는 1971년생 돼지띠 동문의 활동도 주목해보자. 작곡가 유희열(작곡90-04) 동문은 최근 한 연예매체 조사에서 새해 가장 기대되는 71년생 돼지띠 스타로 꼽혔다. 가수 김연우, 성시경 등에게 명곡을 선사한 작곡가이자 안테나뮤직 대표이며, ‘유희열의 스케치북’ ‘알쓸신잡’ 등 방송 MC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혜리(서양사90-94) 동문은 영화 평론가이자 어떤 분야의 인물이든 심도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인터뷰 전문기자로 꼽힌다. 두 권의 인터뷰 모음집을 냈으며 ‘씨네 21’에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를 연재 중이다. 가구 디자이너 이정섭(서양화91-99) 내촌목공소 대표는 나이는 젊지만 장인정신으로 만든 가구를 선보여 해외 명품 위주던 최고급 가구 분야에서 국내 가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감독 황동혁(신문90-95) 동문은 전작 ‘도가니’, ‘남한산성’ 에 이어 어떤 차기작을 가지고 돌아올지 기대된다.

1983년생 돼지띠 동문들은 남다른 열정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공부의 신’이라는 수식어로 알려진 강성태(기계항공공학01-09) 동문은 2006년 사회적 교육기업 ‘공신닷컴’을 세우고 공교육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을 진행하며 “재력, 빈부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학습을 만들어주겠다”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 천재 해커’로 불리는 이두희(컴퓨터공학03-08) 동문은 프로그래밍 단체 ‘멋쟁이 사자처럼’과 프로그래밍 교육업체 ‘바로가기’를 운영하며 ICT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미국 프린스턴대 고등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허준이(물리02-07) 동문은 최근 수학계 난제인 ‘로타 추측’을 증명해 해외 수학계의 스타로 떠오른 수학자다.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