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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호 2018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맛집을 찾아서: 샐러드는 찾아먹는 음식, 고객 입맛보다 한 발 빨라야죠

장지만 스윗밸런스 대표


샐러드는 찾아먹는 음식, 고객 입맛보다 한 발 빨라야죠
장지만(미학07-16) 스윗밸런스 대표



2014년 모교 창업동아리 활동인 ‘10만원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작해서 샤로수길, 구로디지털단지, 역삼, 신용산, 을지로, 정동길 등 6곳의 직영점에 이어 퇴계로에 1호 가맹점까지 낸 샐러드 전문 브랜드가 있다. 최상의 균형을 잡았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스윗밸런스’가 바로 그 브랜드. 다이어트 및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샐러드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확신하는 장지만(미학07-16) 스윗밸런스 대표를 지난 2월 27일 샤로수길 본점에서 만났다.

“음식은 보통 기호에 따라 선택합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거죠. 그러나 샐러드는 목적에 따라 선택되는 음식이에요.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일부러 찾아 먹는 음식이죠. 그런 고객의 니즈를 한 발 먼저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온 것이 저희 브랜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 세 명이 모이면 한 명은 꼭 뱃살을 고민하고 여자친구는 만나면 늘 다이어트 중이다. 샤로수길은 젊은이들이 즐기러 찾아오는 곳인데 이럴 때 마음 놓고 찾아갈 곳이 스윗밸런스 외엔 없다. 2015년 10월 문을 연 샤로수길 본점은 샤로수길 상권의 부흥과 함께 억대 매출을 기록했다.

“저희 매장은 점포마다 메뉴가 다 다릅니다. 가격, 재료, 구성 등 점포가 위치한 상권에 최적화돼 있죠. 예를 들어 샤로수길점은 식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찾을 때가 많아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오는 것이죠. 때문에 좀 더 화려하고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샐러드를 조금 더 값을 받고 판매합니다. 반면 신용산점은 가볍게 한 끼 식사를 대용할 수 있을 정도의 양과 그만한 가격의 메뉴로 구성되죠. 장기적으론 상권뿐 아니라 개인맞춤형 샐러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제는 재료의 양과 종류만 봐도 영양소와 열량이 자동으로 계산된다는 장지만 대표. 사업이 자리 잡기까지 고생도 많았다. 하루 14시간 이상을 꼬박 일했는데 포스에 찍힌 매상은 7만원에 불과할 때도 있었다. 성공이 아니라 생존이 목표였던 시절이었다.

“대기업에 입사했었습니다.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었죠.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을 때가 더 즐거웠습니다. 시장을 조사하고 아이템을 제안하고 함께 몰입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이 참 재밌었어요. 대기업 회사원, 공무원, 변호사, 의사… 이런 직업만 알고 있다가 ‘이렇게도 사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죠. 힘들 때도 많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고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스윗밸런스는 프랜차이즈화의 첫발을 내딛고 있다. 4월에 여의도 직영점 한 곳을 추가 오픈하고 판교와 문정동에도 2·3호 가맹점을 개업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소자본 창업의 메인 아이템인 커피가 포화상태인 요즘 샐러드가 그 대체재로서 급부상하고 있다”며 정직한 음식인 만큼 정직한 재료로 앞으로도 고품질 샐러드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거 되겠다’ 하는 감은 있었지만 처음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본도 요리 실력도 없었거든요. 다른 분야 스타트업을 기웃거리며 두 번의 작은 실패도 겪었죠. 9개월만에 다시 샐러드로 돌아왔을 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저희는 자본도 요리 실력도 없었죠. 해보니까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었어요. 창업을 고민 중인 동문들이 계시다면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몸으로 부딪쳐볼 것을 감히 조언 드립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