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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호 2017년 2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미얀마 거주 서울대인 99% 만날 수 있지요”

양돈호 미얀마동창회장


“미얀마 거주 서울대인 99% 만날 수 있지요”




양돈호(경영82-89) 비전코리아 대표·미얀마동창회장


정기모임보단 ‘번개’로 소통
규모는 작아도 끈끈한 우정


“미얀마에 거주하는 동문은 99% 이상  동창회에 가입돼 있습니다. 기존 회원의 인맥으로 대부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타지에서 만난 동문들끼리 서로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인데,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많은 지도와 격려 덕분에 현지 총동창회가 창립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해외동창회 구축 10번째 국가로 미얀마총동창회가 창립됐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양돈호(경영82-89) 초대회장이 선출됐으며, 본회 공대식 회장특보로부터 동창회기를 이양 받기도 했다.


미얀마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불과 몇 해 전에 군부 통치를 종식시킨 터라 발전 속도가 느린 편이다. 그러나 석유, 목재 등을 생산하는 자원강국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고,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땐 단숨에 국제 경제 및 외교의 요충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나라다.


“미얀마에서 한국의 위상은 1970, 80년대에 우리가 바라보던 미국과 비슷합니다. 한국 드라마가 저녁 황금시간대의 TV 프로그램을 휩쓸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양국 정서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데다 한국이 미얀마를 침공한 적이 없다는 사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호적 이미지와 높은 위상은 장차 우리나라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얀마총동창회는 50여 명 규모로 대외적인 활동은 많지 않다.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갹출해 한인회 행사 때마다 찬조금을 내는 수준이다. 소규모인 만큼 내부적 유대감은 끈끈하다. 매분기 골프대회를 열어 친목을 다지는 것은 물론 소소한 일이 생길 때마다 ‘번개’ 형식의 모임을 수시로 갖는다. 우애 깊고 정감 있는 ‘작은 동창회’를 이끌고 있기 때문일까. 향후 비전과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양 회장은 소박하면서도 사려 깊은 답을 들려줬다.


“서울대인으로서 우리는 항상 주목 받습니다. 그런 만큼 주변의 오해와 편견도 생기기 쉽지요. 타 대학 출신과는 나눌 수 없는 대화를 동문들끼리 자유롭게 나누는 동시에 그런 오해와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 동창회라고 생각합니다. 최고 지성을 갖춘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잘난체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를 갖고자 노력합니다.”


해외동창회로서 미얀마총동창회는 현지 국적 동문들을 조직 안으로 끌어당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얀마 국적 서울대 동문들이 전체 동창회원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재학 당시 기재한 이메일주소 말고는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창립총회에 초청하지 못했다. 양 회장은 그 중 한 명만 연락이 닿아도 빠른 시일 안에 현지 국적 동문 모두를 동창회에 가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에서의 첫 동문 모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총 5명이 홍어 삼합을 앞에 놓고 모였습니다. 첫 대면이라 분위기가 좀 어색했는데, 당시 대사관 공사로 있던 동기가 막걸리 사발을 들이밀며 반강제로 먹이면서 어색함을 풀어주었죠. 돌이켜보면 그때 어색함을 풀어주었던 것이 지금의 미얀마총동창회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나라 대사로 나가 있는데, 꼭 한번 찾아가서 술로 앙갚음 해주고 싶어요.”


양 회장은 미얀마 전역에 한국산 안경테를 공급하는 비전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다.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두세 번 골프를 즐기는 그는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모든 홀을 걸어서 이동한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