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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호 2015년 12월] 뉴스 모교소식

놀라워라∼ 서울대 유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제1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관기


놀라워라∼ 서울대 유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제1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관기



대회 후 로비에서 마스커레이드 파티가 열렸다



지난 11월 20일 모교 문화관에서 서울대 외국인학생회(SISA) 주관으로 제1회 서울대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 중국, 미국, 케냐, 페루, 라오스,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유학생들이 참가했다.
문화관에 들어서자 한 무리의 시합 참가자들이 한국말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몇 명은 단지 관객으로 참여하러 온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말을 한국어로 할 수 있을 만큼 수준이 높은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혼자 앉아 대본을 외우고 있던 몇몇의 참가자들에게 말을 건네 봤다.


사회학 전공 석사 1학년생 다이안(Wagner Claire Diane)은 프랑스에서 왔다. 그녀는 한국어를 배우게 된 지 4년이 됐고 파리7대학에서 한국어한국문학전공을 했다. 그녀가 이번 대회에서 다루게 될 내용은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 다이안 씨는 “한국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아이돌과 k-pop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탈춤과 판소리 등 전통문화를 대중화시켜 세계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매료돼 한국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는 다이안씨는 이날 우수상을 수상했다.


몽골에서 온 아리운자야 씨도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원고를 읽고 있었다. 행정대학원에서 공부중인 그녀는 영어로 물어보는 기자에게 “한국어로 물어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녀 역시 몽골에서 4년간 한국어를 배웠고 몽골주한대사관에서 10년 동안 일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아리운자야 씨는 “한국에 오게 됐을 때 많은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한국인들 문화가 마음에 들어 이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회는 8시에 시작했다. 참가자들 사이사이에 대회를 주관한 서울대외국인학생회(SISA) 회원들이 한둘씩 짝지어 나오면서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며 축제분위기를 돋우었다.


가장 기억에 남던 발표는 미국 출신 마이클(Michael Paul Thompson 국제대학원 2년)의 시,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 온 모니샤(Monisha Das 전기정보공학 1년)와 케냐 유학생 모카야 트레버(Omangi Trevor Mokaya 기계항공공학 3년·사진)의 발표. 마이클은 자신이 서울대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춥고 먼 학교에 대한 안타까움을 시로 표현했다. 모니샤는 찜질방에서 옷을 아무데서나 벗고 입는 한국인 문화에 당황했지만 곧 각자의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방글라데시의 문화를 한국 중학생들에게 알려주려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케냐 유학생 모카야 트레버(Omangi Trevor Mokaya)가 발표하고 있다.



모카야 트레버는 김연아 선수를 좋아해 김연아 선수의 광고나 그녀가 등장한 프로그램 등을 찾아보며 한국어 문법을 공부했다. 트레벌은 “한국어를 따로 공부할 기회는 없었지만 김연아 선수 덕분에 그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결과 김연아 선수 팬인 모카야 트레버가 대상을 받았으며, 최우수상은 모니샤, 조지 마르도네스(Jorge Mardones), 우수상 잭 싯티폰(Jack Sithiphone), 다이안, 인기상은 마이클에게 돌아갔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외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나로서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들이 한국어를 접하듯이 나는 독일어를 접했으며 그들이 어려워하는 한국어 발음과 문법사항을 나 또한 독일어를 배우며 어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독일어로 말을 건네는 데에 수줍어했던 나와는 달리 그들은 자신의 모국어를 쓰듯 자연스레 한국어를 꺼내는 것을 시도했으며 그러한 노력이 그들을 지금까지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이시원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