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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호 2015년 10월] 뉴스 모교소식

개학 120주년·개교 69주년 기념식 개최

제2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5명 시상

개학 120주년·개교 69주년 기념식 개최

제2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5명 시상


모교(총장 성낙인)는 지난 10월 14일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서 개학 120주년·개교 69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제2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에 이송희(간호46-50) 세계기독간호재단 회장, 손일근(법학51-64) 가천대 석좌교수, 한인규(축산52-56) 모교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 주중광(약학60-64) 조지아대 교수, 김명자(화학62-66) 전 환경부 장관 등을 선정했다.
이송희 동문은 간호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으며, 간호사의 국제교류 프로그램 개발, 서울대병원 재건 및 간호행정시스템 개선, 글로벌 간호인력 양성 등에 힘쓰고 중국과 캄보디아 등에 간호대학을 설립하는 등 국내외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했다.
손일근 동문은 총동창회 상임부회장과 법대동창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모교 발전과 동창회 활성화를 위해 봉사했다.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사 등을 역임한 언론인으로 우리나라 언론문화 창달에 헌신해왔으며,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한인규 동문은 평생 식품동물생명 분야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며 세계축산학회 및 아세아태평양축산학회 회장을 맡아 우리나라 축산학과 사료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정년퇴임 후 사재 8억원을 들여 목운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장학사업과 국내외 학술단체 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주중광 동문은 레보비르 B형간염 치료제, 소발디 C형간염 치료제 임상시험에 성공하고 미국 국립보건원 유공훈장(NIH Merit Award)을 10년 연속 수상하는 등 세계적 학자로서 인류 보건 향상에 기여했다. 2012년 모교에 ‘주중광·허지영 장학기금’을 설립하고 기금 25만달러를 출연하기도 했다.
김명자 동문은 자연과학자로서 학계와 과학기술정책 분야, 환경단체, 여성계, 정관계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국회의원과 환경부 장관,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방안에 대한 정책적 초석을 다지는 데에 공헌했다.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에 앞서 간호대학 윤순녕 교수와 공과대학 이인자 선임주무관, 약학대학 손운태 담당관이 40년 근속, 경제학부 양동휴 교수 등 44명이 30년 근속, 서어서문학과 김창민 교수 등 88명이 20년 근속 표창을 받았다. 또 오예준(국사11입)·박지슬(건축12입) 학생이 관악봉사상을 수상했다.
이날 성낙인 총장은 기념사에서 “서울대는 지난 69년 동안 인재양성과 지식창조라는 대학 본연의 사명에 충실했고 세계 유수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발전했다”며 “겸손한 마음과 선한 의지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응한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완규 전 총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대가 우리나라 최고지식집단이라는 명성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교수와 직원, 동문, 학생 등 서울대 가족 여러분의 다짐, 각오 그리고 분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회 서정화 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서울대의 역사를 통해 확립해야 할 것은 모든 난관을 이겨 낼 수 있는 지성, 겸손, 봉사의 길”이라며 “성낙인 총장님께서 말씀하신 ‘세계 10위 대학’으로 발전해가자는 비전을 총동창회 또한 함께 세우고 학교, 동문, 학생이 하나 되어 모교를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사·축사 요지 참조> < 박수진 기자>


“지성·겸손·봉사의 길로 나아가자”

개교 기념 축사 <요지>

서정화 총동창회장


서울대는 1895년 개학, 1946년 통합개교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구한말,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에 이르도록 조국이 무수한 고난을 겪었던 와중에, 우리 동문들은 사회의 중심에서 민족과 함께 난관을 돌파해왔습니다. 어떤 이는 상해와 만주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자결했으며, 또 다른 이는 학교와 기업을 세워 산업과 문화를 진작했습니다. 해방 이후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역할을 감당한 것도 우리의 선배들이었습니다.
과거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는 것은, 선배들이 응당 누려야했으나 엄혹한 시절 때문에 누리지 못한 영광을 갈취해 자신의 앙상함을 가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반대로 그들의 의기와 열정을 가슴에 품고 더욱 우리 자신을 채찍질해 조국과 사회를 위해 매진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한민국은 명백히 역사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21세기 국제사회를 선도할 강중국으로 발전해나가는가, 아니면 근 몇 십 년간 이룩한 모든 업적을 상실하고 민족의 자결권을 다시 열강에게 맡겨야 되는가. 그 차이는 지금 우리의 노력을 통해서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가 서울대의 역사를 통해 확립해야할 것은 바로 그러한 모든 난관을 이겨 낼 수 있는 지성, 겸손, 봉사의 길이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 모범을 먼저 보이신 공로로 제25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에 선정되신 수상자 여러분들에게 마음 깊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동창회의 역할은 선배들의 업적을 발굴해 학교와 사회에 널리 알리는 한편, 모교의 발전과 후배들의 약진을 조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총동창회는 서울대 120년사 편찬을 시행해오는 한편 그 역사를 널리 공유하기 위해 서울대역사연구기록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지는 성낙인 총장님이 지금 문화관 자리로 결정하셨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결실을 맺어 모든 동문들과 함께 할 것을 확신합니다.
또한 다양한 장학금 지원제도를 마련해 후배 학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총 8백40명에게 3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전통적인 수업료 지원 외에 선후배 결연사업을 통해 통합적 멘토링 지원을 도모하는 한편, 선배들의 장학지원을 받아 학업에 매진해 사회에 진출한 동문들이 다시 자신의 후배를 지원하는 발전적 선순환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진적 장학제도는 하버드대학, 옥스퍼드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서울대가 장차 세계 일류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립해야 할 제도입니다. 더불어 첨단 지식을 계발하기 위한 연구기금을 조성해 모교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 집단으로서 국가와 민족과 사회의 미래에 절대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는 선배들이 증명한 역사이며 또한 장차 우리가 증명해나가야 할 과업입니다. 성낙인 총장님께서는 취임사에서 ‘세계 10위 대학’으로 발전해가자는 비전을 말씀하셨습니다. 총동창회 또한 그 기치를 함께 세우고 학교, 동문, 학생이 하나 돼 모교를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학문 연구 본연의 사명에 충실”

개교 기념사 <요지>

성낙인 모교 총장


서울대가 우리나라 고등교육과 학문창달의 기치 아래 국립 종합대학교로 설립된 지 올해가 69주년이 됐습니다. 대한민국은 그간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간난의 세월을 인고해 왔습니다. 그 동안 서울대는 묵묵히 지성과 학문의 수호자로서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험난했던 민주화 여정에서 우리는 핏빛 희생을 감내했고, 서울대 졸업생들은 산업발전의 대동맥을 구축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69년 동안 인재양성과 지식창조라는 대학 본연의 사명에 충실했고, 서울대는 세계 유수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서울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서울대와 우리나라의 성취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낍니다. 동시에 서울대 총장으로서 이 시대의 대학이 가야 할 시대적 책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이루는 이면에는 이기적 물신주의가 팽배해 있고, 그 결과 건강한 시민의식이 실종되고, 지나친 경쟁과 양극화로 공동체적 가치는 크게 훼손돼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 대신 사회에 대한 불신과 기성세대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엄혹한 현실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개교 69주년에 즈음해 서울대의 시대적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서울대가 나아가야 하는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학문연구기관으로서의 서울대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근대화 초기 우리 선배들은 발전된 서양의 학문을 따라잡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서양학문의 수입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고, 선배들의 숭고한 노력으로 이제 서울대의 연구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게 됐습니다. 저는 이러한 서울대의 연구역량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우리 스스로 문제를 찾고 쟁점을 설정하는 주체적인 학문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밝은 영혼이 깃든 ‘선(善)한 인재’를 양성하며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참된 지식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지난 세월 서울대가 이룬 성과는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서울대의 역량을 총결집해 공동체의 밝은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배타적 개인주의나 집단적 이기주의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모두가 다함께 발전하는 선한 공동체주의를 배양해야 합니다.
셋째, 서울대의 위상과 발전방향에 걸맞은 내실을 다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립대학법인 체제로의 성공적인 전환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서울대는 아직도 새로운 체제에 상응하는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다짐은 대학의 사명을 올바로 인식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지난 세월의 성취 위에서, 서울대는 이제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해야 합니다. 겸손한 마음과 선한 의지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응한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