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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호 2025년 5월] 뉴스 모교소식

신입생들 “봄 축제로 동기들과 친해졌어요”

총동창회서 2500만원 지원

2025년 봄 축제 ‘Spring-kle’을 즐기는 학생들 모습.


푸르른 잔디 위, 청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025년 봄 축제는 ‘SNUFESTIVAL: Spring-kle’이라는 이름으로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관악캠퍼스 전역에서 펼쳐졌다. ‘봄이라는 케이크를 완성하는 마지막 장식’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학생들의 자율적인 기획과 활발한 참여가 돋보였다.
축제 첫날인 13일, 잔디광장에서는 메인 무대 공연 ‘사운드 오브 뮤직’을 비롯해 실력파 학생들이 꾸미는 버스킹 무대 ‘버스커리’(작은 사진), 개막과 동시에 시작된 다양한 이벤트들은 축제의 흥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렸다. 신입생 이선재(식물생산과학25입) 씨는 “버스킹이 축제 분위기를 확실히 내주어 낭만적으로 느껴진다”며 “다 같이 모여 버스킹도 듣고 사진도 찍어서 재밌다”고 축제 참여 소감을 밝혔다. 백채빈(식물생산과학25입) 학생은 “동기들과 겹치는 강의가 많지 않아서 만날 일이 잘 없는데, 축제를 계기로 함께 모일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조경한(기계공학부25입) 학생은 “부스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지만, 조용히 즐기는 분위기도 나름 만족스럽다”며 첫날의 소박한 축제 풍경에 아쉬움을 표했다.
14일, 관객 참여형 대형 서바이벌 게임 ‘오징어땅콩게임’ 등이 펼쳐져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밤에는 야외 캠핑 프로그램 ‘왓이즈캠프닝?’이 잔디광장에서 진행됐다. 25개 팀이 텐트를 설치하고 ‘축제하는 사람들’이 제공한 돗자리와 빈백에 앉아 늦봄 밤의 낭만을 즐겼다. 
이어진 ‘캠프파이어 플레이리스트’에서는 어쿠스틱·재즈 공연과 사연 소개 이벤트가 펼쳐져, 관람객들과 따뜻한 교감을 나눴다. 캠핑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관람 가능한 열린 무대였으며, 현장에는 랜턴이 비치되고, 전열기구 반입 금지와 분리수거 안내 등 질서 있는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폐막제에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Billlie(빌리), LUCY, 다이나믹 듀오가 무대에 오른다. 초청 가수 공개 전부터 학생들 사이에 다양한 추측이 오갔고, 이름이 알려지자 축제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서울대 축제에 이런 무대가 가능할 줄 몰랐다”는 학생들의 반응처럼, 폐막제는 축제의 정점을 향한 열기를 끌어올렸다.

현장에는 푸드트럭, 예술장터, 미니게임 부스 등이 운영됐고,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지역상권과 연계한 ‘샤로수길’ 제휴 이벤트와 굿즈 뱃지 수집 프로그램, 하키복·축구복 콘셉트의 의류 상품, 타투 스티커, 포토카드 등 다양한 굿즈도 판매됐다. SNS 이벤트와 협업 플랫폼까지 더해져, 축제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번 축제를 총괄한 김예은 ‘축제하는 사람들’ 단장은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며 “서로 연결되고 즐기는 과정이 곧 축제의 본질”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낌없는 지원으로 마음을 모아주신 총동창회 선배님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본회는 학생들이 원활하게 축제를 준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올해 봄 축제에도 2500만원을 지원했다.                          
송해수 기자


시대정신 품은 서울대 축제 60년

                      1983년 대동제 대학축전                                  사진=서울대 기록관

서울대 축제는 단순한 청춘의 향연을 넘어, 시대정신과 대학문화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간의 기록이다. 1960년대 학문 중심의 ‘교양제’에서 출발해, 유신시대의 억눌린 저항, 민주화 투쟁의 현장, 그리고 오늘날의 대중문화 축제로 이어지기까지. 서울대 축제는 곧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자 거울이었다.
서울대 축제의 기원은 1960년대 ‘5월제’ 혹은 ‘교양제’다. 전통문화 계승을 목표로 한 백일장, 서예전, 전통예술 공연이 중심이었다. 학과별로 조용히 진행되는 소규모 행사들이 주를 이루며, 교양과 학문을 나누는 장이었다.
1970년대 축제는 ‘대동제’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유신체제 아래 표현의 자유는 제한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축제를 빌미로 시국 토론을 벌이거나 은밀한 시위를 준비하며 저항의 불씨를 이어갔다.
1980년대는 ‘민중대동제’로, 민주화 운동의 중심 무대가 됐다. 정권 풍자극, 민중가요 공연 등 시대정신을 담은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으며, 축제는 놀이에서 투쟁의 장으로 변모했다.
1990년대에는 연예인 공연, 거리 퍼레이드, 주점 등 문화행사 중심으로 바뀌었고, 외부인 참여가 늘며 개방성이 확대됐다. 그러나 상업화와 음주 중심의 운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2000년대부터는 유명 연예인 공연과 대형 무대가 축제의 상징이 됐다. SNS 생중계, 기업 부스 등도 등장하며 ‘관악 대동제’는 서울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서울대다운 공공성과 가치는 상대적으로 희미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0년대부터는 사회적 의제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늘었다. 성평등, 환경, 윤리소비 등과 관련된 부스가 운영됐고, 일부 단과대는 주점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0~2021년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2022년부터 오프라인 축제가 서서히 복원됐다. 축제는 점점 ‘즐김’과 ‘연결’, ‘공감’을 함께 담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