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호 2020년 11월] 기고 건강법
바른 식생활 ② 통곡물밥 맛있게 짓기
바로 찧은 현미를 먹어야 하는 이유
바른 식생활 ② 통곡물밥 맛있게 짓기
코로나 시대,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오랫동안 통곡물 바른 먹거리를 실천하고 알려왔던 민형기 청미래 원장이 동문들에게 올바른 식생활에 대해 칼럼을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바로 찧은 현미를 먹어야 하는 이유
민형기 (농공67입) 청미래유기농 대표
백미밥보다 현미밥이 몸에 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식이 돼가고 있다. 그러나 현미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현미는 거칠고 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이 점에 공감한다. 나락에서 도정한 현미는 시간이 지나면 산화와 산패가 진행되어 맛과 소화에 문제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식사 시 저작활동의 부족도 원인이다. 해법은 바로 도정한 현미로 밥을 짓고 가능한 오래 씹어 먹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서 이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농업인구가 국민의 80%가 넘던 1960년 중반까지만 해도 모든 농가에서는 절구로 나락을 찧은 거친 현미를 아궁이에 나무를 때고 지금의 압력솥이 아닌 가마솥으로 밥을 지었다. 그 밥이 정말로 고소하고 맛있고 바로 소화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밥상머리에서 어른들은 “꼭꼭 씹어라, 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가르치셨다. 그렇다. 적어도 2,000년 전 삼국시대부터, 50년 전까지 대한민국 주식은 통곡물밥이었다. 다시 통곡물 밥상으로 돌아가자. 몇 가지 방안을 아래에 제시한다.
첫째, 바로 도정한 현미를 먹자. 도정과정에서 왕겨라는 갑옷을 강제로 벗기고 온몸에 심한 상처까지 생긴 현미는 생존본능으로 유액(현미유)을 뿜어 외강층을 강화하고 단단해져 밥맛이 나빠지고 소화에 문제가 생긴다. 7시간 후부터 산화가 시작되고, 7일 후부터 산패가 시작되어 유해 성분이 생긴다. 현미 구입 시 도정일자를 확인하고 소량으로 구입해 냉장 보관하자.
둘째, 오행미(오색현미)로 밥을 짓는다. 쌀의 품종은 수천 가지가 넘지만 신비롭게도 색깔로는 오행색인 황, 백, 흑, 홍, 녹색 다섯 가지뿐이다. 황색인 일반 현미 60%와 흰색인 현미찹쌀, 흑미, 홍미, 녹미를 각각 10%씩 섞어 밥을 지으면 찰지고 맛있고 소화가 잘 된다.
셋째, 발아 발효 통곡물로 밥을 짓는다. 오색현미와 각종 통 잡곡을 섞어 건강한 물로 발아하고 유익균으로 다시 발효한 기능성 통곡물이다. 각종 생명요소가 증가되고 맛과 소화도 좋다. 씻지 않고 불리지도 않으며 물만 부어 밥을 짓는다.
넷째, 가정용 도정기를 집에 구비해 나락을 직접 도정하여 밥을 짓는다. 앞으로 기능을 다듬어 예전의 절구 대신 집집마다 구비해서 지금의 쌀 유통 대신 나락 유통의 시대를 열자. 훨씬 싼 비용으로 맛과 영양이 뛰어난 현미밥을 먹게 된다.
현재 필자 등이 제안한 위와 같은 방법으로 몇 곳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성공적으로 현미 급식이 시행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잘 먹고 소화도 잘 되는 현미식도 중요하지만, 원장, 교장 등 지도자의 이해와 실천적 신념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서울 원지동 청계산 기슭에 자리한 유치원 자람터는 2016년 7월부터 작은 도정기를 원내에 설치해 나락으로 바로 찧은 현미로 밥상을 차려 오고 있다. 종로 재동초교, 양천 목운초교는 공공급식 여건상 바로 도정한 쌀을 일반 공급업자로부터 2, 3일마다 납품받아 급식한다. 대구 교육청에서도 초, 중, 고 1개 학교씩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1년간 현미급식을 시행,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문의 : 010-8990-0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