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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호 2020년 10월] 기고 건강법

바른 식생활 ① 통곡물 자연식의 기본 이해

민형기 (농공67입) 청미래유기농 대표 연재


바른 식생활 ① 통곡물 자연식의 기본 이해


코로나 시대,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오랫동안 통곡물 바른 먹거리를 실천하고 알려왔던 민형기 청미래유기농 대표가 동문들과 올바른 식생활에 대해 지혜를 나눕니다. 편집자 주


10개월이면 새로운 내가 태어난다

민형기 (농공67입) 청미래유기농 대표


우리 몸은 평균적으로 60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 세포 하나하나는 바로 나의 소우주이므로 나의 몸은 60조의 소우주로 구성된 무한한 대우주이다.

니체는 몸의 위대성에 대해 “몸의 현상은 사람의 의식, 정신, 사유, 의지보다 상위체계다”라고 100년도 훨씬 전에 갈파한 바 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는 진정한 진리인 것이다.

내 몸의 세포는 하루에도 수천억개가 소멸되고 다시 태어난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는 소멸과 탄생을 부지불식간에 경험하면서, 산술적으로 10개월이면 내 몸은 거의 모두 새롭게 바뀌고 새로운 내가 탄생하는 셈이다. 새로 태어나는 세포는 우리가 날마다 일용하는 음식물로 만들어진다. 건강한 음식물을 섭취하면 건강한 세포가 만들어지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은 조화로운 자연의 이치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건강과 인성을 결정하며 내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사람에게 조화로운 바른 음식이 바로 통곡물 자연식이다. 통곡물 자연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통곡물은 먹을 수 없는 겉껍질만 도정해 버리고 배아(눈)와 겨는 최대한 남긴 곡물이다. 배아와 겨 부분에 곡물의 생명영양소가 95% 이상 함유되어 있고, 나머지는 백미나 흰 밀가루 같은 당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미, 보리, 밀, 수수, 메밀, 율무 등은 단지 밥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종류에 따라 왕겨만 벗긴 통곡에서 10~30% 정도를 더 깎아낸 것이다. 통곡물 구분상 쌀은 현미로 부르고 보리, 밀, 수수, 메밀, 율무 등은 ‘통’자를 접두사로 붙여 부르기도 한다.

둘째, 우리 땅에서 제철에 생산되는 식자재를 중심으로 조리한다. 우리에겐 우리 땅에서 생산된 먹거리가 우리 몸에 조화로운 것이 당연하다. 심지어 우리 조상들은 “백리 밖의 물은 마시지 말라”고 했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생산되는 각종 식재료는 영양분과 생명력이 충만하며 값도 저렴하다. 또한 GMO 식품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셋째, 친환경, 유기농, 자연산 식자재를 사용한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우리 농촌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이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각종 제초제, 화학비료, 농약으로 오염되어 있는 관행 농산물은 “안 먹는 것이 가장 잘 먹는 것”이라는 적극적인 인식을 가지자.

넷째, 통곡물과 채식 식재료 80% 이상, 동물성 식재료 20% 이하로 조리한다. 사람의 몸에 조화로운 음식은 곡·채식 중심으로 동물성을 일정부분 곁들이는 것이다. 치아의 구성, 소화기관의 구조와 정서 등 생리적 조건이 그러하다.

다섯째, 우리 전통밥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 전통 밥상은 다양한 발효의 지혜와 음양오행의 기운을 담아 차려 내는 완벽한 생명 살림 밥상이다.

여섯째, 온 생명 전체식이다. 가능하면 식재료의 잎, 줄기, 뿌리, 껍질까지 전체를 먹는다. 멸치, 실치 등 작은 종류의 생선도 이상적인 전체식이다. 채소의 경우 땅의 풀과 바닷풀(해조류)을 함께 섭취하는 것도 해당된다. 전체식은 모든 생명요소를 가장 온전히 섭취하는 자연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