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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호 2005년 5월] 기고 감상평

바로 알고 올바르게 실천하는 삶

"朴淵馨후배님, 이 나무이름이 뭐죠?󰡓대학 졸업 후 직장에서 처음 맞는 봄 산행길. 노랗게 꽃이 피어있는 나무들을 보고 어느 선배사원이 이렇게 물었다.  사실 산림자원과 직접 연관 있는 1차 순수학문보다는 산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생물재료를 합리적으로 이용하는데 필요한 2차 응용학문을 주로 배웠던 필자로서는 이른봄, 산에서 피는 노란색 꽃을 보고 한참만에 떠오른 것이 산수유였다. 확신은 없었지만 산수유라는 말이 머리 속에서 빙빙 돌고 있을 때 선배의 한 마디가 나를 더 자극했다.  "그래도 대한민국 최고인 서울대에서 나무를 전공한 사람인데…."
그 순간 내 입에서는 나도 모르게 "산수유나무입니다"라고 큰소리가 터져 나왔고, 하지 말았어야 될 "이 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노란색 꽃을 피우고 가을에 붉은 열매가 생기는데 이것을 한약재료로도 사용합니다"라는 친절한 덧말까지 잊지 않았다. "역시…"라며 나를 바라보는 믿음직한 시선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내심 불안한 봄날의 산행을 간신히 마쳤다. 그 날 산을 내려오면서 꽃을 슬쩍 꺾어 배낭에 넣고 온 나는, 집에 와서 펼쳐 본 수목도감을 보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 나무는 산수유나무가 아니고 생강나무였던 것이다. 둘 다 잎이 돋기 전에 노란색 꽃이 피며, 피는 시기가 비슷해 생강나무와 혼동했던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나에게 무슨 나무인지 물어온 그 선배에게 진실은 말해주지 못했지만, 나는 그 날부터 수목학 책을 다시 한번 탐독하기 시작했고, 그 후 틈틈이 도감을 들고 산에 올라갈 때마다 실전을 통해 스스로 자문자답했다.  그때 필자가 다니던 회사의 사훈이 `바로 알고 바로 살며 서로 도와 하나되자'였다. 우리가 살면서 바로 알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특히 전공을 하거나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 무지는 죄악처럼 느껴졌다.  이제는 10여 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며, 회사의 동료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산행에서 나무에 대해 물으면 웬만한 나무는 모두 가르쳐주고 약간의 부가적인 설명도 곁들여준다. 조그마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히 신뢰하는 서울대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바로 알기를 실천한 내가 자랑스럽다.  오늘도 벌써 노란 꽃이 지고 잎이 나와버린 사무실 창 밖의 산수유나무를 바라보면서 그때 생강나무라고 진실을 말해주지 못한 선배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절로 웃음이 나온다.  선배님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