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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호 2020년 6월] 뉴스 모교소식

이강근 교수 “소량의 물 주입으로 큰 지진 가능”

2017 포항지진 사례연구 통해


이강근 교수 “소량의 물 주입으로 큰 지진 가능”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과 같은 큰 지진이 소량의 물 주입으로 촉발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총괄단장인 이강근(지질과학80-84) 모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비롯해 연구단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지난 5월 26일 이 주제를 다룬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

포항지진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이 포항지진을 촉발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이에 지열 발전을 위한 소량의 물 주입으로 포항지진과 같은 큰 지진이 촉발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시됐다.

연구는 포항지진 사례를 통해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포항지진의 사례연구를 통해 물 주입에 따른 촉발지진의 발생 메커니즘을 제시한 것이다. 포항지진이 일어나기 몇달 전인 2017년 4월 규모 3.2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 단층에서의 공극압이 가장 크게 나타나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에 의해 발생한 지진임을 알 수 있었다. 공극압은 암석이나 토양 사이의 틈을 유체가 채울 때의 압력을 뜻한다.

2017년 9월 물 주입 종료 후 공극압은 점진적으로 감소했지만, 포항지진이 일어난 11월 15일 진원지에서는 지진 발생으로 주변에 응력이 전달되는 쿨롱응력의 변화가 공극압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앞서 물 주입에 의해 발생한 지진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큰 지진이 촉발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통해 “공극압의 변화와 초기 지진들의 위치, 그리고 이러한 지진들로부터 야기되는 응력의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것이 큰 지진의 촉발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에는 이강근 모교 교수와 해외조사위원장인 미국 콜로라도대 셰민 게 교수, 국내조사단장 전남대 여인욱 교수,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메건 브라운 교수가 참여했다.

포항지진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 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린 후에도 근거가 된 내용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국제적인 논문을 게재하고 국제학계의 리뷰 시스템을 통해 검증했다. 또 국제학계에 포항지진과 같은 유사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해 왔다. 이번 논문과 이전에 발표한 3편의 논문을 합하면 포항지진의 원인에 관한 주요 이슈들을 거의 다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