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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호 2020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가수·사업가·유튜버…도전은 언제나 즐거워요”

미스터 트롯 출연 임현서 동문

“가수·사업가·유튜버…도전은 언제나 즐거워요”

미스터 트롯 출연 임현서(경영10-16·법전원 3년) 동문




로스쿨 다니며 스타트업 경영

‘홍범서밴드’앨범 8장 내기도


“어! 저 옷은?” 지난 1월 방영된 화제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 예심까지 올라온 100인 가운데 서울대 ‘과잠’(학과 점퍼)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참가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내 안경과 과잠을 벗어던진 그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추며 ‘골목길’을 구성지게 열창해서 한 번, 대원외고와 모교 경영학과 졸업 후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력으로 또 한 번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임현서(경영10-16) 동문 이야기다.

임 동문의 방송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상 댓글마다 “‘슈퍼스타K’에서 봤다”, “굿피플(로펌 인턴 선발 프로그램) 최종 합격자”라는 목격담이 속출한다. 경영학과 시절 결성한 밴드 ‘홍범서’ 보컬로 각종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한 이력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유튜브에서 그는 구독자 수 4만명의 떠오르는 유튜버다.

그야말로 재학겸유(才學兼有), 다재다능이다. ‘누가 서울대생이 끼 없다 하거든 임현서를 바라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궁금함을 가득 안고 인터뷰를 청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탱커펀드’의 여의도 사무실로 안내했다. 2월 28일 만난 그는 “아직 햇병아리인데 선배님들께 제 이야기를 하는 게 민망하고 쑥스럽다”고 했다. 미스터 트롯 출연 소감부터 물었다.

“방송에 나간 후로 일상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음악을 오래 했기에 미스터 트롯을 통해서 음악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표는 만든 것 같아요. 트로트의 가장 큰 장점이 오래 할 수 있다는 건데, 요즘 어디서 트로트를 하더라도 편하고 재밌게 들어주시는 분위기가 됐잖아요. 향후에 취미로든 직업으로든 음악을 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 같습니다.”


임현서 동문 미스터 트롯 출연 장면



임 동문은 벌써 8장의 앨범을 낸 경력 가수다. 2015년 홍예지(경영13입), 조범석(경영10-19) 동문과 이름 한 글자씩을 따 만든 ‘홍범서’ 밴드로 활동했다. 학교에서 관악산 등산객을 보고 만든 ‘관악산 클라이머’, 슈퍼스타K에서도 부른 ‘엄마카드’ 등 허를 찌르는 가사를 쓰고 노래했다. 머니투데이대학가요제와 부천전국버스킹대회 대상, 여주국제대학가요제 은상, 한강음악제 동상 등 15차례 상을 휩쓸며 간만에 서울대가 배출한 대학 밴드로 명성을 얻었다. 홍범서가 활동을 그만둔 후에도 홀로 전자음악으로 방향을 틀어 꾸준히 디지털 음원을 냈다. ‘이것저것 다 했던’ 학부 졸업학점이 4.3점 만점에 4.19점.

“대학생 때 무대에 설 일이 많았어요. 무대체질이라는 말이 와닿진 않지만 긴장은 안 하는 편입니다. 공연할 때 사람이 많으면 편하고, 적으면 오히려 불편하거든요. 경영학과에 발표 수업이 많다 보니 ‘쇼’를 할 수 있는 수업을 많이 고르곤 했어요.”

학부를 마칠 때쯤엔 기계학습 추천 알고리즘을 소재로 함께 사업을 준비했던 개발자들과 함께 창업을 결심, 스타트업 ‘탱커펀드’를 설립했다. 부동산 시세 선정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해 대출이나 부동산 금융에 관련된 솔루션, 서비스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모교와 카이스트 출신 직원들이 함께 고군분투하며 서비스를 개시한 지 6개월 만에 운용금액 92억원, 850명의 투자자를 확보했다.

사업을 병행하며 예비 법조인의 길도 착실히 밟고 있다. 로스쿨 3학년 진학을 앞둔 올해 초 법원행정처가 개최한 변론 경연에 서울대 팀으로 출전해 형사재판 부문 1위를 수상했다. “법을 안다는 게 자유를 주고, 그걸 이용해 남을 도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 로스쿨에 들어왔어요. 지금은 라이센스를 따는 목적보다도 씨실과 날실처럼 엮인 법 체계를 통해 세상을 질서 있게 보는 방법을 배워가는 게 재밌습니다. 보기엔 두서 없는 경험들 덕에 변론과 같은 상황에서도 조금은 뻔뻔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장점 같아요.”


이것저것 다 하면서도 학점 4.19
20대의 다양한 활동 밑바탕 삼아
세상에 도움 되는 일 하고파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그는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에 경험을 녹여내기 시작했다. 서울대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좋은 옷 한 벌 정도’라고 답한 영상처럼 학벌이나 경력을 과시하는 데 치중하지 않는다. 채널명이 말해주듯, 자신이 배웠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보여주려 신경 쓴다. ‘사기꾼들이 사기를 치는 이유’, ‘전월세 계약 전 꼭 알아야 하는 것’, ‘돈을 함부로 빌리면 안 되는 이유’ 같은 영상을 올렸다.

“언젠가 장문의 댓글을 읽었어요. 뭐든지 포기하고 살다가 제가 올린 시간 활용법에 대한 영상을 보고 노력해서 취업에 성공했다는 얘기였죠. 편하게 올린 영상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꿨다는 말을 들으니 ‘하기에 따라 보람찬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기도 했어요. 어릴 때 편찮으신 아버지께서 진통제를 맞으면서까지 저와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고 해석해 주셨는데, 그 경험이 제 인생을 바꿔놨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소모적인 콘텐츠가 많은 유튜브지만 전 시간이 지나도 의미가 있는 교육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어요.”

그는 “인터뷰 전날밤 곰곰이 생각하다 스티브 잡스의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점과 점을 연결해 선이 되듯 과거에 한 일들이 이어져 현재를 만든다는 뜻이다.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공해서 성취감을 얻는 게 즐거워요. 모든 도전과 노력이 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이것저것을 했다면 30대에는 그걸 연결시키는 일을 해나가지 않을까 해요. 제가 찍은 점들을 잘 엮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따뜻하게 지켜봐 주십시오.”

포털사이트에 ‘가수’로도, ‘화제의 인물’로도 등록돼 있는 임 동문. 가수와 유튜버, 사업가, 미래의 변호사 중 어떤 타이틀을 원하는지 묻자 “아직은 ‘화제의 인물’이 좋다”고 답했다.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예측불허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서른 살 젊은 동문의 미래다.

박수진 기자


▽임현서 동문 유튜브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mNpN_XfKSf_JCxYIomLB2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