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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호 2019년 9월] 기고 건강법

일어날 때 어질어질한가요, 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서울대병원 건강톡톡 : 어지럼증

누구나 누워 있다가 혹은 앉아 있다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혹은 눈앞이 흐려지는 증상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심각한 부상이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평소에는 괜찮다가 몸을 일으킬 때만 어지러운 것을 기립성 어지럼증이라고 하는데 기립성 어지럼증 원인과 증상 등에 대해 알아본다.



진행 : 권혁태(의학93-99) 모교 가정의학과 교수
답변 : 주건(의학91-97) 모교 신경과 교수(사진 오른쪽)


-사실 어지럼증은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입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겪으실 테고요. 대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나요? 
“어지럼증은 갑자기 생겨서 수일 안에 완화되는 급성 어지럼증과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하는 만성적인 경우로 나눠볼 수 있죠. 이렇게 구별하는 이유는 그 발생 원인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급성 어지럼증은 거의 귀 때문에 생기는데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같은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간혹 급성 뇌경색이 소뇌나 뇌간 부위에 생겼을 때도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심하게 어지러우면 가까운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누워 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갑자기 어지러운 증상이 있으면, 기립성 저혈압이라고도 하는데, 기립성 저혈압과 기립성 어지럼증은 같은 건가요?
“일어설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증상을 기립 못견딤증이라고 합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상당히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일어날 때 혈압이 낮아진다고 다 기립성 저혈압은 아닐 텐데요, ‘어느 정도 낮아져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하는 기준 같은 게 있나요?
“누워서 한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에 일어나서 5분 이내 수축기 혈압, 그러니까 위에 혈압이 20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 이상 떨어지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일어날 때 어지러운 것 외에, 기립성 저혈압의 증상이 다른 게 또 있나요?
“네. 일어서서 어지러운 거 말고 혈압이 떨어지는 것 때문에 만성적으로는 두통, 그리고 몸이 걸을 때 붕 뜨는 느낌, 뒷머리와 어깨 부위의 통증, 소화불량 이런 것들이 생깁니다.”




-보통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면 빈혈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기립성 저혈압과 빈혈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빈혈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빈혈은 아주 심해서 헤모글로빈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어지러울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빈혈 자체의 증상, 예를 들면 창백하다든지 숨이 차는 이런 증상이 있어서 구분할 수 있고요, 기립성 저혈압도 아주 심한 빈혈에서 생길 수는 있습니다.”


-명칭이 ‘기립성 저혈압’이지 않습니까. 저혈압이란 말이 있다 보니까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평소 혈압이 높으신 분들과는 상관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진료실에서도 환자들이 흔하게 묻는 질문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고혈압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혈압이 안 떨어져 약을 2개나 먹는 것도 문제인데 저혈압이 웬 말이냐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것은 지금 앉아서 혈압 잴 때 고혈압이냐, 정상이냐, 저혈압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상태에서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말하거든요. 사람만이 거의 유일하게 직립보행을 하게 되는데 직립 시에 머리가 제일 위에 있게 되죠.
그래서 뇌로 혈류가 엄청나게 많이 가야 하는데 혈압이 일어설 때 갑자기 떨어지게 되면 뇌로 가는 피가 부족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증상이 생기는 거죠.
또, 고혈압 환자들이 흔히 약물들을 많이 드시는데 많이 드시는 약 중에서 베타 차단제라고 부를 수 있는 분류의 약과 이뇨제 성분의 혈압약은 자율신경 기능이 약한 사람들이 먹으면 평상시 혈압 조정은 잘 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일어서면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보통 어지러움은 남자보다는 여자분들이 아무래도 많이 경험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기립성 저혈압도 여자분들한테 더 많이 나타나나요?
“기립성 저혈압은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한테 잘 생깁니다. 남성한테 오히려 더 많고,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전립선 약을 많이 드시는데 그 약이 기립성 저혈압이 생기는 환자들한테서 더 증상을 악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물론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도 생기는데 그 병은 남녀 차이는 별로 없죠.”


-그러면 누워 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럽긴 어지러운데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도 나타난다는 경우가 있죠. 기립성 저혈압과는 또 다른 건가요?
“그런 환자 중 일부는 기립성 빈맥증후군이라고 진단이 됩니다. 기립성 빈맥증후군이라는 것은 일어선 다음에 맥박이 갑자기 빨리 뛰는 걸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누워 있을 때 대비 일어선 다음에 맥박이 30회 이상 증가하거나 분당 120회가 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지럽고 맥박이 빨라지는 것 외에 다른 증상이 있을 수도 있는 건가요?
“맥이 빨라지면서 불안증세, 우울증, 편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이런 것들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또 공황장애로 오인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겠네요. 기립성 빈맥증후군이 주로 발생하는 대상은 어떤가요? 기립성 저혈압처럼 주로 중장년층 이상에게 나타나는 편인가요?
“기립성 빈맥은 주로 10∼20대에서 많이 생깁니다. 10대 때부터 생기는데 심하면 기절도 하게 되죠.” 


*지난호부터 서울대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 내용을 요약해 동문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은 동문들이 궁금해 하는 여러 질병에 대해 해당 분야 권위자가 출연해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서울대병원 건강톡톡’을 검색해 구독하면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홈페이지로 들어가 건강정보를 클릭해 건강TV를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