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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호 2005년 4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신행정도시와 백제왕도

辛 鉉 雄(지리64 ­68) 연세대 초빙교수 前문화관광부 차관
최근 신행정도시 추진과 관련하여 또 다른 위헌논란, 수도분할 시비, 국가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문화적 측면에서의 검토와 논란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신행정도시 건설추진위원회가 문화재 보존관점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에 신행정도시 예정지를 선정했는지, 그리고 문화재 행정당국에서도 이 예정지에 대한 지표조사와 시범발굴 등 기초적인 사전연구가 이뤄졌는지도 궁금하다.  신행정도시 건설 예정지인 연기, 공주권은 찬란한 백제문화의 꽃을 피운 王都였던 공주지역과 상당부분 중첩되고 있다. 따라서 백제왕도의 보존과 신행정도시 건설이 양립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이 王京지역의 땅속에는 수많은 왕궁과 사찰 터, 그리고 도로, 주택, 유물 등이 천년의 세월을 넘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나라는 유네스코의 협약에 가입하여 과거 단일 문화재 보존 차원을 넘어 문화재 경관과 자연환경을 종합적으로 살린 문화유적지를 보존해야할 의무도 있다.  
우리 나라는 5천년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있으나 그에 걸맞은 문화유적, 건축물, 유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고, 백제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그나마도 정부와 국민의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으로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신행정도시 예정지 2천2백만평은 백제왕도와 그 주변지역이기 때문에 거의 전 지역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와 발굴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여기에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 우선 신행정도시 추진위원회는 최종입지 지정․고시와 신행정도시 계획설계 이전에 표본적인 문화재 지표조사라도 선행시켜 백제왕도와 매장문화재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할 것이다. 20세기 후반 국내 최대의 고고학적인 발견인 백제 무령왕릉도 공주시의 먼 외곽인 송산리 구릉지역의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 세계 선진 각국들은 古都보존법을 제정하여 옛 문화도시를 보호하고 보존․복원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문화유적이 보이는 5백m 이내에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먼 훗날, 수많은 도로와 공공건물, 주거시설과 상가, 터미널 시설 등이 들어서는 신행정도시 건설로 천년의 고도를 훼손했다는 후세의 비난을 받을까 두렵다. 이제라도 본격적인 신행정도시 건설 추진 중에 뜻밖의 문화적인 장애에 봉착되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늦었지만 백제와 신라의 왕도지역을 보존․복원하는 고도보존법의 제정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국가경쟁의 최후의 승리"라는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되새기면서, 우리의 고귀한 문화유산이 개발과 발전의 논리로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문화파수꾼'운동을 벌이자고 감히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