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狂이면 不及"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韓元永(국어교육49 -53 前청주전문대 학장)박사를 두고 이른 말 같다. 송구스러운 표현이지만 "미치지 않으셨다면", 어찌 그 수많은 사료들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가 그 흔한 컴퓨터 워드 프로세서도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1만여 매의 원고지를 밤새워 메우는 고행을 자초한단 말인가?
韓박사가 지난 2002년 4월 `韓國新聞 한世紀'라는 力著의 개화기편(1800~1910)을 출간한 데 이어, 이번(2004년 12월)에는 그 근대편(1910~1945)을 냈다. 부럽고도 놀랍다. 전번 개화기편은 A5판으로 7백99쪽이었는데 이번 근대편은 무려 1천62쪽이나 된다. 木枕만한 책의 분량이 우선 압도적이다.
책 내용이 몹시 궁금해 양장표지를 얼른 제키고 책장들을 넘겨보니, 수십종의 신문에서 직접 인용해 놓은 수많은 1차 사료들로 점철돼 있다. 이는 韓박사가 다른 사람들이 이미 써 놓은 책이나 글의 내용을 다시 이용하여 책을 쓴 것이 아니라,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우리 나라에서 발행했던 모든 신문들을 직접 찾아보면서 중요한 내용들을 카드에 일일이 옮겨 적어 놓았다가 이들 1차 사료를 바탕으로 1910~1945년간의 한국근대신문사를 서술했다는 것을 말해 주는데,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특성이요 가치이다.
韓박사는 앞서 `韓國新聞 한世紀'의 개화기편 서문에서, "신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요, 신문에 대한 학문적 식견이나 가설이 있는 것도 아니나", 한국의 신문연재 소설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수집한 신문에 관한 자료가 상당수에 이르렀는데, 이들을 그대로 버리기가 아까워서 `韓國新聞 한世紀'를 쓰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韓박사는 신문에 대한 학문적 식견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韓박사처럼 우리 나라 신문사에 관한 귀중한 자료들을 꼼꼼히 집대성해 놓을만한 학자는 언론학계에서도 매우 드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