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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호 2018년 9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명사칼럼 : 선진사회로 가는 길

민계식 선진사회만들기 공동대표

선진사회로 가는 길



민계식

조선항공61-65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전 현대중공업 회장


알렉산더 대왕을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대왕이라고 불리는 위대한 인물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대왕이라고 불릴 만한 왕이 없다고 한다. 구태여 꼽자면 세종대왕 한 분이 있을 뿐이다.


사학자들은 흔히 대왕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첫째, 강력한 통치력이다. 둘째, 부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영토의 확장이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적 업적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헬레니즘 문화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민주시대에는 대왕이란 용어가 선진국이란 용어로 바뀐 듯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 중반부터 두드러진 경제발전을 이루기 시작하여 지난 30년간 세계가 깜짝 놀랄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으며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 있다. 물론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는 많이 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처럼 못살다가 우리처럼 잘살게 된 나라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유일한 나라임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압축성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서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경제적, 군사적으로만 강력해서는 충분하지 못하다. 의식이나 정신도 이에 못지않아야 한다. 사회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 준법정신, 특히 우리민족에게 부족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易地思之)’, ‘정정당당한 행위(fair play)’, ‘대국적인 면’에서 선진화 되어야 한다. 위의 세 가지는 필자가 몇 십 년 전부터 ‘고쳐야 할 우리민족의 국민성’으로 줄곧 강조하여 오면서 여러 번 일간신문에 게재한 바 있다.


필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크게 감탄하곤 한다. 낙선한 후보가 거의 예외 없이 결과에 승복하고 국민의 단합과 당선된 후보를 축하하는 연설을 하거나 메시지를 발표한다. 2017년 10월 여러 일간신문에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 셋(부시, 클린턴, 오바마)이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사진이 게재된 바 있다. 참으로 부럽다. 우리는 언제나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단 말인가! 한번 출마했던 후보가 또다시 출마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경쟁을 할 때는 치열하게 하더라도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더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사실 20세기 들어서 우리 민족은 여러 면에서 성공을 하였다. 광복을 하였고(1945년) 자유민주주의와 공화정을 헌정의 기본 틀로 삼은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였으며(1948년), 3년에 걸친 6·25 전쟁을 치르면서 한반도 전체가 공산화될 뻔한 두 차례 이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였다. 6·25 전란이 끝난 1953년 우리의 국민소득은 세계 최하위 수준(1인당 67달러)이었으나 그 다음 60년 동안(1954~2013년) 연 평균 7.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여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였다. 그리고 민주화를 이룩하였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적 성장에만 너무 치우치고 정신적 성장을 소홀히 한 감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도 ‘분단의 종결’ 즉 남북통일이다. 북한 동포들까지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며 한 사람, 한 사람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받아든 인권을 보장받게 되는 날이 진정한 우리민족의 광복을 이룩하는 날이다. 그리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국가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행복’에 있다. 어느 국가나 갈등이 많은 국가는 결코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갈등이 너무나 많다.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으로부터 경영과 노동, 그리고 보수·진보와 우익·좌익의 이념적 갈등까지 편승하여 집단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상대방을 배려(易地思之)하고 공명정대하게 행동하고 대국적인 열린 마음으로 사회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한민족 모두가 평화롭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풍성한 삶을 누리며 진정한 행복의 기쁨을 느끼며 사는 국민행복의 나라, 진정한 국민행복의 선진국을 이룩하여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