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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호 2005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공동체 의식 형성을 위한 노력


해마다 3월 초순이면 아직 꽃은 피지 않았어도 신입생들이 그 발랄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학교 교정을 밝게 채우면서 봄기운이 완연해 진다. 최근 몇 년 들어 그런 신입생들을 보면서 생기는 의문이 있다. 그 학생들이 앞으로 대학생활을 해 나가면서 과연 어느 정도 서울대에 대한 소속감과 긍지를 키우고 졸업하게 될까 하는 것이다.  서울대의 학부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후 신입생의 모집단위는 학과에서 학부 또는 계열별로 바뀌었다. 1학년 1년 동안은 반으로 나뉘어 지내다가 2학년에 올라가서야 학과에 진입하게 된다. 그런데 학과에 진입 한 이후도 학생들은 1학년 때의 반 소속 친구들과 주로 뿔뿔이 어울리면서 같은 학과의 선후배는 물론 동급생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로 졸업을 하게 되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원이 20명 전후인 소단위 학과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 있을 리도 없다.  게다가 요즘은 부전공, 복수전공 제도가 확산되면서 학과에 대한 소속감을 더욱 희석시켜 가고 있는 형편이다. 같은 전공의 학문 공동체에 속하며 교수, 동급생, 선후배간에 이루어지던 학문적•인간적 교류나 동질감 같은 것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학과별로 입학해 소속 학과를 평생 자신의 정체성처럼 지니고 살게 되던 예전 세대에게는 보통 놀라운 현상이 아니다.  흔히 고려대에는 `고려대 정신', 연세대에는 `연대문화'라고 일컬어지는 공동체 의식과 학교 고유의 컬러가 있다고들 말한다. 그것은 재학시절에 형성되어 졸업 후에도 이어져 그 대학 출신의 비교적 공통된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것은 학과보다 더 확실한 정체성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서울대의 경우에는 학교 전체를 관통하는 그런 특유의 공동체 문화가 없었던 것 같다. 워낙 단과대학별로 오랫동안 흩어져 있었던 탓에 단과대학별, 그 중에서도 학과별 문화가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제는 그 기제도 눈에 띄게 약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것을 대체할 만한 서울대 구성원들을 묶어주는 다른 공동체 의식의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서울대가 그저 약간의 지식을 축적하고 바삐 졸업장이나 따고 나가는 학원 같이 되어 버리고 학벌이나 만들어 나가는 장소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