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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호 2018년 4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동문 맛집을 찾아서 민형기 청미래 뷔페 대표

“제 목숨 살린 통곡물자연식 온 국민에 알리고 싶어요”



1980년대 초, 모교를 나와 학원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30대 중반의 청년이 1년 안에 죽을 수도 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간경화 및 갑상선·임파선 암 진단에 따른 전문의의 소견이었다. 삶을 돌아봤다. 하루도 거르지 않은 폭음과 폭식, 늘 시간에 쫓기는 일상, 무절제한 식생활. 절망에 빠지기 보단 스스로 목숨을 구할 방법을 찾아 나섰다.


서울대 출신답게 책에서 시작했다. 암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몸에 대한 연구에 진력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게 먹거리의 중요성이다. 민형기(농공67입) 청미래 뷔페 대표가 친환경유기농 음식에 눈을 뜬 시점이었다.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통곡물자연식을 온 국민에게 전파하기 위해 뛰고 있는 그를 지난 3월 27일 청미래 뷔페 잠실점에서 만났다.


“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 세포는 노화되거나 손상되거나 병들면서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죠. 하루 평균 6,000억에서 1조 개의 세포들이 새로 만들어지는데 그 주된 재료가 음식입니다. 병든 음식이 병든 몸을 만들고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이렇듯 당연한 이치죠. 건강한 음식은 곧

자연식이고, 이는 곧 병든 몸을 고치는 바탕입니다.”


민 대표 자신이 바로 그 증거였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그는 단식원에 들어가 물과 소금만 섭취하고 다른 음식은 먹지 않았다. 체내에 쌓인 나쁜 음식물의 독을 빼내는 과정이었다. 보름간의 단식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 정갈한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그 이후론 자연식 밥상이 아니면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 계룡산 자락에 땅을 마련해 몸소 농사를 짓기도 했다. 90㎏에 육박했던 체중이 60㎏대로 내려갔고,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 치과 외엔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


“자연식의 기본 요건은 첫째가 제철음식, 둘째가 우리 땅에서 난 음식, 셋째가 화학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음식, 넷째가 전통식단에 바탕을 둔 음식입니다. 주식은 현미여야 하고 곡채식 비중이 85%, 동물성 식재료가 15% 정도면 적당합니다. 거기에 겉껍질만 도정한 오색현미밥을 중심으로 식재료의 잎·줄기·뿌리·껍질까지 전체를 다 먹는 전체식이 더해지면 통곡물자연식이 됩니다.”


설명을 마친 민 대표는 기자에게 통곡물자연식을 점심으로 대접했다. 블루베리와 양상추에 새콤한 소스를 끼얹은 샐러드, 견과류와 콩고기를 함께 조린 반찬, 무말랭이, 갓김치 등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색색의 반찬들은 보기엔 화려하면서도 입에 넣고 씹으면 담백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차분히 몸에 흡수되는 느낌이었다.


“이미 여러 동문들이 저와 뜻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강지원(정치68-72) 푸르메재단 이사장이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홍보에 힘쓰고 있고 올해 관악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의 아내 김영란(법학75-79)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또한 큰 역할을 하는 든든한 조력자이죠. 이무하(축산67-75) 에티오피아 아다마대 농대 학장, 김두환(원예75-82) 건국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도 통곡물자연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 오후 4시 청미래 잠실점에서 통곡물자연식 강연회 및 시식회가 열린다. 민 대표는 비만, 당뇨 등 성인병을 앓고 있거나 먹거리로 고민하는 동문이 있다면 주저 말고 청미래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청미래는 망개떡에 사용되는 이파리로 뛰어난 해독작용을 지닌 식물이다. 그 안에는 ‘맑은 미래’란 뜻도 담겨 있다. 건강한 밥상으로 몸을 정화시키고 깨끗해진 몸으로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라는 마음, 민형기 대표의 소망이다.  문의 : 02-422-0567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