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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호 2005년 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을유년엔 서울대인의 지혜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새해가 밝아 오면 의례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다짐을 한다.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지난해의 반성과 함께, 새해를 설계하고 새 출발을 굳게 약속한다. 올해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정초부터 신년인사회다, 신년교례회다, 신년하례회다 하여 1월 한 달을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는 이내 보통 때처럼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금년 을유년은 여느 해와 아주 다른 해임을 알아야 한다. 국권을 빼앗긴지 꼭 1백년이 되는 해이고, 동시에 국권을 회복한 광복의 기쁨을 맛 본지 꼭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의 강점에서 해방된 지 60여 년간 우리는 희로애락의 긴 여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보릿고개의 가난에서 벗어나 산업화, 근대화의 성과를 이룩하고 이어서 민주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경제면에서 세계 12대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올림픽, 월드컵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는 국가로 성장했다. 식민지의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선진국의 대열에 우뚝 올라서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 서울대와 서울대인은 엘리트로서 지식과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각계 각층에 포진해 있는 서울대인이 국민과 함께 피와 땀을 흘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자부심에 만족하고 태연하게 있을 수 없다. 닭띠해인 을유년을 맞은 우리 나라는 모두가 알다시피 불확실성의 연장선상에 방치되어 있다. 정치적 이념의 갈등, 경제침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대립 등 사회 전반에 스며든 혼란과 무질서는 나라의 앞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월 11일 서울대총동창회가 마련한 신년교례회의 자리는 예년처럼 덕담과 신년 인사로 끝날 수만은 없다. 여기에 참석한 정계, 관계, 경제계, 문화계 등 각계의 인사들은 한국의 장래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엘리트들이다. 조국 근대화를 이룩하는데 헌신했던 엘리트로서 나라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열정을 뜨겁게 태워야 할 서울대인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고 국론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한 재도약에 솔선하여 나서야 한다.  林光洙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닭이 文ㆍ武ㆍ勇ㆍ信ㆍ仁의 五德을 상징하는 것처럼 서울대인은 오덕으로 무장하여 을유년을 국력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지난날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해 온 서울대인으로서 앞으로도 국력 재집결의 견인차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라의 혼란을 극복하고 세계 중심 국가로 도약하는데 필수적인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기를 기대하면서, 동문과 가족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이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마음으로부터 기원한다. 〈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