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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호 2017년 2월] 뉴스 모교소식

수능 만점 받은 경제학부 합격생, 시각장애 1급 학생 등

서울고 야구부 4할타자도 3수 끝 모교 합격


수능 만점 받아…“진부하지만 학원 안 다니고 학교 수업에 충실했어요”

경제학부 김재경·이영래




2017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고3 수험생 두 명이 나란히 모교 경제학부에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재경(용인외대부고·위 사진 왼쪽) 양과 이영래(울산 학성고) 군. 두 학생은 “어려서부터 들인 독서습관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양은 방학 때면 여러 권의 책을 반복해 읽었으며, 이 군은 수능 공부할 때 접한 언어·외국어영역의 지문을 원문까지 찾아 읽었다.
두 학생의 또 다른 공통점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김 양은 "내신 시험이 워낙 어려워서 내신에 대비하다 보면 수능 공부가 절로 됐다"며 "한국사나 탐구과목은 방학 기간 학교의 방과후 수업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군 또한 “하루에 6시간 30분씩 충분히 자면서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출신 고등학교에서 인문계열 내신 석차 전체 1등이라는 점도 똑같다.
앞으로의 꿈도 비슷하다.  김 양은 “경제정책의 효용성을 연구하는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깊게 연구하고 싶다”고 했으며, 이 군 역시 “협동조합의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각장애 1급 역경 극복…초등 6년때 서울대 방문 후 입학의 꿈 키워

자유전공학부 김수연



선천성 시신경위축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김수연(광주세광학교) 양이 시각장애와 특수학교 학생이라는 장벽을 넘어 모교 정시모집 자유전공학부에 합격했다. 그는 지난 1961년 개교한 세광학교에서 처음으로 배출하는 서울대생이기도 하다.
김 양은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 서울대를 방문하면서 서울대 입학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캠퍼스의 공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졌고 뭔지 모를 두근거림에 서울대생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입시 공부는 쉽지 않았지만 김 양은 현실을 탓하고만 있지 않았다. 점자정보단말기를 하루 종일 붙들고 공부한 것.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1시가 넘어서야 잠을 잤다. 불편한 몸에도 아랑곳 않고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했다.
교사들도 김 양의 노력에 감복해 발 벗고 나섰다. 교과서와 참고서를 컴퓨터로 타이핑해 한글 파일로 만들었고, 일반 문자를 점자로 바꿔주는 점역기를 이용해 수업하기도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아본 적 없는 김 양이 서울대에 합격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영국 문화를 재미있게 풀어 독자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김 양은 번역가를 꿈꾸고 있다.
김 양은 “꿈을 이뤄 다른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고 야구부 4할타자…야구계 입시비리 비판하다 3수 끝 입학

체육교육과 홍승우




고교 야구 유망주였던 홍승우(서울고) 학생이 3수 끝에 모교 체육교육과에 합격했다. 그는 2014년 서울고의 대통령배 대회 및 황금사자기 대회 우승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4할 타자’다. 대학 야구는 물론 프로 무대도 꿈꿔볼 만한 유망주였다.
그러나 고3 시절 야구계 입시비리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합격한 대학에서조차 입학 포기 압박을 받을 만큼 야구계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야구 특기생 입시에서 각 대학은 영입할 선수를 미리 점찍어 두는 일이 많았다. 따라서 입시의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다른 지원자를 보이지 않게 배제해왔다. 일종의 담합인 셈이다. 홍 군은 가고 싶은 대학에 원서조차 넣을 수 없는 부당함을 지적했고, 이후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까지 했다. 당시 그는 ‘한국에서 야구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듬해 재수 때도 탈락의 고배를 마신 그는 지난해 여름 야구를 할 수 있는 땅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현지에서 공개 선수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엔 병역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수능을 80일 앞둔 그 시점에 홍 군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특기자로 선수를 선발하는 대학은 들어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서울대 입학만이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절박함에 열심히 공부했다고 전했다.


순천 복성고 첫 서울대 입학생…선천성 골형성부전증 이겨내

인문계열 안소연





중·고교 시절 휠체어에 의지하며 공부했던 안소연(순천 복성고) 양은 골형성부전증 희귀질환으로 철골심 이식 수술을 받았다. 안 양은 신생아 2만명당 한 명 꼴로 짊어지는 희귀난치병에도 불구하고 일반학생과 똑같은 전형을 거쳐 모교 인문계열에 합격했다. 이는 안 양의 출신학교가 처음으로 서울대 학생을 배출한 것이기도 하다.
안 양은 평소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배움을 위한 공부’를 실천하는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 사소한 설명도 놓치지 않고 필기하며, 의문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질문했다. 바쁜 수험기간에도 문화재 관련 동아리를 결성,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깨치고 실천하는 데 정성을 다했다고 학우들은 전했다. 그는 “장애인 절반 이상이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서 희망을 갖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장애인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양의 어머니는 딸의 서울대 합격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안 양의 어머니는 “등하교는 물론 일상생활을 휠체어에 의존하며 주변의 도움을 받고 공부하게 될 딸이 혼자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안 양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