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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호 2005년 1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자르거나 편집되지 않은 `노컷뉴스'

林 美 鉉 (92년 人文大卒) CBS 사회부 기자
가공되지 않은 1차 정보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정보 공유의 개념 현실화  연말연시다. 이맘때면 신문과 방송들은 `올해의 10대 뉴스'와 같은 제목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개인들도 각자 저마다 지내온 1년을 되돌아보게 된다. 필자 역시 수많은 기사에 파묻혔던 2004년을 정리해보는데, 이 과정에서 문득 새로운 변화 하나를 느꼈다. 그것은 지금까지 CBS라는 타이틀을 걸고 취재와 방송을 해왔지만 유독 올해는 `노컷뉴스' 기자로 더 많이 인식됐다는 점이다.  `노컷뉴스(nocutnews.co.kr)'는 CBS의 인터넷 뉴스다. 노컷, 다시 말해 자르거나 편집되지 않은 생생한 뉴스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다른 곳에선 접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노컷만의 뉴스'는 각계각층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4ㆍ15 총선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鄭東泳동문의 노인 폄하 발언이다. 鄭의장의 발언은 정치부 기자가 아닌, 말하자면 시민 기자에 의해 기사화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CBS와 국민일보는 젊은이의 시선으로 총선을 바라본다는 취지에서 대학생 총선기자단을 운영했다. 鄭東泳의장은 유세 도중 바로 이 대학생 총선 기자단의 일원을 만나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말을 하고 말았다. 이 발언이 노컷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총선 내내 이슈가 됐고, 결국 鄭의장은 선거대책위원장직과 비례대표를 반납했다. 1인 미디어 시대, 1인 블로그 시대에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고 때로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경우라고 하겠다.  또 다른 사례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된 기사이다. 당시 노컷뉴스를 통해 盧武鉉대통령 후보 캠프가 삼성으로부터 모두 30억원을 받았다고 보도했고, 이는 검찰의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로써 盧武鉉후보측 대선자금이 한나라당 李會昌총재측 자금의 10분의 1을 넘겨 그 뒤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노컷뉴스는 본의 아니게 盧대통령을 자르기 위한(?) 뉴스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후일 盧武鉉대통령은 CBS 창사 5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CBS가 가끔 쓴소리를 할 때 솔직히 섭섭하지만, 비판할 줄 모르는 언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CBS가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다"고 언급했다.  검찰의 대선 자금 수사가 긴박하게 진행될 때 노컷뉴스는 새로운 모험을 하나 더 시도했다. 검찰의 수사 브리핑 내용을 인터넷에 실시간 공개한 것이다. 과거 언론들은 정부 부처를 포함한 뉴스 공급자의 정보를 독점한 뒤, 사실상 2차 가공된 정보만을 기사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노컷뉴스가 1차 정보라고 할 수 있는 브리핑 내용을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정보의 나눔, 공유의 개념을 현실화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거의 폭발적인 수준이었고 다른 언론사들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언론계 내에서의 파급도 컸다.  이밖에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린 파주 문산여고 지관순양의 뒷이야기처럼 따뜻하고 감동적인, 때로는 재미있는 기사들을 발굴하면서 노컷뉴스는 포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기사로 자리매김했다. 또 8개 포털 사이트와 20개 지방 언론사, 뉴욕 한인 통신사, ETN, VOA 등 다양한 매체들과 MOU를 맺고 뉴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입지를 개척하고 있다.  노컷뉴스의 이 같은 급성장은 일단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대한 발빠른 적응력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그야말로 인터넷 시대. 1일 평균 1천9백60만여 명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언론 매체가 편집해 놓은 것을 피동적으로 접하기보다는 포털 뉴스를 통해 자신이 필요한 뉴스만을 검색해 보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됐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춰 포털 사이트를 하나의 미디어로 인식하고 한발 앞서 공략했던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CBS만의 독특한 컬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정보의 홍수를 이루는 수많은 기사들과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노컷뉴스도 뜰 수 없었을 것이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공정성 등 기본기가 아닐런지.  워낙 급변하는 사회라 내년 이맘때를 예측할 수 없겠지만,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흥분하면서도 변해서는 안될 것들은 지켜내는 2005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