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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호 2005년 1월] 뉴스 본회소식

대학의 세계적 무한경쟁시대 연구역량 강화해야

鄭雲燦총장 신년사
 2005년 乙酉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새 아침을 맞아 우리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 성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지난 2004년은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정치는 대통령 탄핵에서 시작해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판결과 4대 개혁법안 문제 등으로 일년 내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또한 경제는 내수침체 속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경기는 일년 내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난해의 어려움에도 우리가 새해 새 아침을 맞아 희망을 갖는 것은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은 전쟁의 폐허에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동시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위대한 역량을 지녔습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우리 국민의 모든 역량을 모아 온갖 혼돈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크지는 않지만 강한 나라로의 도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친애하는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지난해는 우리 서울대학교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서울대에 대한 비판적인 일부 여론은 물론 `서울대 폐지론'까지 등장했으며, 다소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서울대인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서울대 가족 여러분의 도움에 힘입어 취임에 즈음하여 약속드린 일들을 수행하며, 서울대가 세계 속에 당당히 나서는데 필요한 변화를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대학이 추진한 가장 중요한 일은 학사과정 입학정원 감축이었습니다. 예산과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학정원 감축이 불가피했습니다. 입학정원을 줄이는 일은 제 살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자기희생적 결단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친애하는 서울대인 여러분.  최근에 우리는 서울대학교의 위상에 대한 국제적 평가를 접했습니다. 상해교통대학과 영국의 더 타임즈가 실시한 세계 대학 평가가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이 두 기관의 평가가 서울대의 위상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대학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것과 또 여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서울대학교는 전 국민의 관심 속에서 세계적인 대학들과 무한경쟁에 돌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저는 우리 대학이 세계 수준의 대학들과 경쟁하려면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의 다양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제가 입학정원을 감축하고 입시제도 개선을 통해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더불어 국제화도 우리 대학의 중요한 지향점이 돼야 합니다. 외국인 교수를 적극 초빙하고 외국대학과 학생교류를 강화하는 등 국제화를 향한 노력이 없이는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어렵습니다.  이상 말씀드린 내용은 새해에 제가 대학을 운영할 기본 방향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우리 서울대가 지향해야 할 기본 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그러한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실천입니다.  올해도 계속해서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의 노력을 배가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새해 벽두에 제가 특별히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학과와 단과대학 중심의 협애한 사고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에서 서울대학교와 우리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대학이 획일적인 평등주의를 지양하고 좀 더 경쟁적인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무분별한 시장주의가 돼서는 안 될 것이지만,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의의 경쟁은 필수적입니다.  친애하는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  올해는 乙酉年 닭해입니다. 설화에 따르면 닭은 혼돈을 극복하고 새로운 창조를 알리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벽의 어둠을 가르는 닭소리는 새아침을 알리는 희망의 소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60년 전 乙酉年에 우리 나라가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되었다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시 맞는 乙酉年 닭해가 여러분에게는 큰 성취의 해가 되고, 우리 서울대학교에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