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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호 2015년 7월] 뉴스 모교소식

2학기부터 ‘인간학개론’ 강좌 개설

‘지식에 비해 인성 부족’ 자성의 목소리 반영 철학·사학·정외과 교수 공동 강의



2학기부터 인간학개론강좌 개설


지식에 비해 인성 부족자성의 목소리 반영

철학·사학·정외과 교수

공동 강의 토론식 수업될 듯


2학기부터 모교에 인간학개론-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교양과목이 신설된다.


강좌를 개설한 기초교육원은 “‘인간학개론을 통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보다 잘 이해함으로써 각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또 우리 모두가 함께 지향해야 할 좋은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이러한 성공적인 삶과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참된 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의의 출발점은 서울대생이 지식에 비해 인성이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였다. 교내는 물론 교외에서도 인성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새로운 교양 강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 결과 선한 인재 양성을 위한 기초교양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간학개론을 개발했다.


강의의 일차적 목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떠한 삶을 좋은 삶으로 권유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 철학적, 자연과학적, 사회과학적 인간 이해에 주목하기 위해 이석재 철학과 교수, 이두갑 서양사학과 교수, 박성우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돌아가며 4주씩 수업을 맡는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대학생들에게 닥친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학문적으로 접근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의는 학생 참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수업을 모델로 채택해 주1회 토론 수업이 실시된다. 전공, 학년과 무관하게 240명 정원의 학생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20명씩 12개 분반으로 토론을 하는 시스템이다. 강의실을 떠나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eTL)에서도 토론이 이어진다.


토론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이성은 정념의 노예인가등의 철학적 질문부터 신체의 발달, 기계와 인간의 관계 등의 자연과학적 논의, 국가와 세계, 시민에 대한 사회과학적 탐구를 포함한다. 각 분야의 강의가 끝나면 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14주차에는 종합토론을 실시해 모든 수업 내용을 아우를 계획이다.





다학제적인 강의 더 많이 개설되길

인터뷰 이두갑 서양사학과 교수




이번 강의의 특징은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인간학개론을 이끌어가는 세 명의 교수 중 이두갑 서양사학과 교수를 만나 강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간학개론의 개설 배경이 궁금하다.

인성교육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여러 답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점차 획일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삶의 목표와 가치들에 대해 재학생들에게 스스로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겠다는 교수진들의 공감이 있었다.”


-강의 준비 사항과 계획을 들려주신다면.

기초교육원의 지원 아래 지난 1학기부터 세 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강의의 목표와 지향에 대한 토론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수업안 등을 준비해 왔다. 대학원생과 학부생도 강의 준비과정에 참여해서 강의 설계와 내용, 토론 질문 등에 대한 피드백 과정을 거쳤다. 또 강의를 위해 새로운 교재를 만들고 여기에 필요한 여러 글들을 번역하기도 했다.


강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앞으로의 계획은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고 큰 주제들에 대해 다학제적인 강의가 좀 더 개설돼 전공의 벽을 넘어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의 접근법이 지니는 장단점을 비판적으로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와 접근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 서울대 학생들이 점차 획일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삶의 목표와 가치들에 대해 스스로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인간다운 삶은 어떠한지에 대한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논의가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유일한 답이 있다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각기 어떤 이유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게 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 이러한 기반에서야 우리는 서로의 가치와 지향을 존중하는 동시에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며 공동체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 <김예원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