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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호 2004년 12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대학 신입생 선발은 대학에 대학 신입생 선발은 대학에

李 英 萬(70년 師大卒) 경기고교 교장
 교육인적자원부는 2004년 10월 28일에 학교 교육정상화를 위한 2008학년도 이후 대학 입학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지난 8․26 시안을 발표한 이후 서울대를 비롯한 교육관련 기관은 물론, 온 나라가 이 문제로 소용돌이 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해방 이후 대입제도 변천은 15번이나 있었는데, 그 원인의 주된 내용들은 대체로 초기에는 학사부조리 예방을 목적으로 국가고시를 시행하여 국가 관리체계를 유지하다가 중반기에는 실패한 국가고시를 시정하고 대학자율을 시도하며,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별 고사와 국가 주관 고사를 겸용했다. 이것 또한 입시의 이중부담과 과열과외를 촉발해 고등학교 성적인 내신과 대입학력고사 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선발하게 됐고, 이는 대학의 선발기능 약화를 초래했다. 이의 보완책으로 추천서, 본고사, 논술․심층 면접 등
선발기능을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그 선택을 대학에 일임하자 사교육 과열,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는 비양심적인 내신 부풀리기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됐다.  인간은 역사의 교훈을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 50년간 대입제도 변천은 무엇을 말하는가. 대학을 못 믿겠다고 제도를 만들면 그 제도를 교묘히 이용하는 부작용이 일어나 교육에 대한 더 큰 불신이 생겨 사회가 어지러워지고, 고등학교를 믿어 보자고 책임을 주면 자기 학교 학생에게 유리하도록 이를 역이용한다는 것이 우리가 얻은 교훈이다.  정부가 나서서 `솔로몬의 해법'이라고 제도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면 할수록 공교육은 더 수렁에 빠질 뿐이다. 왜냐하면 `솔로몬의 해법'이 해법이 되려면 자기 자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진짜 학부모가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는 자신을 희생하여 교육을 살리려는 `진짜 교육자'가 나타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육이 살기 위해서는 대학과 고등학교에 그들이 담당할 책무를 맡겨주고 진짜 대학과, 진짜 고등학교가 자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수없이 많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학 신입생 선발은 대학이, 고등학교 교육은 고등학교가 책임지되 진짜가 아닌 대학과 고교는 소멸하고 진짜로 인적자원을 산출하는 대학과 보통교육의 마무리를 잘하는 고등학교가 살아나가도록 하는 사회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제부터는 대학은 소신껏 자신들의 인재육성에 필요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등학교는 외부의 간섭 없이 학교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너와 내가 하나되어 다같이 공존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부 구성원들은 이를 위해 문자 그대로 국민의 충성된 공복으로서 인재양성을 위해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확보할 것은 확보해야 한다.  언론과 사회는 지엽적인 것을 일반화하지 말고 대학과 고교를 긍정적인 방향에서 지켜본다면 반드시 진짜 대학과 진짜 고등학교는 자라날 것임을 굳게 믿으면서, 鄭雲燦총장이 말한 대로 다시 한번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일은 대학을 믿고 맡겨 주는 것이 진짜 정부가 할 일임을 상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