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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호 2015년 2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웹툰작가 李 佳 英·崔 允 卿동문



 현직 교사이자 웹툰 작가로도 성공을 거둔 모교 출신 재원들이 있어 화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웹툰 `매지컬 고삼즈'를 연재 중인 웹툰작가 李佳英(국어교육06 - 10 필명 seri)·崔允卿(조소06 - 10 필명 비완)동문 이야기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李佳英동문이 스토리를, 중학교 미술교사인 崔允卿동문이 그림을 맡았다.

 `매지컬 고삼즈'는 얼떨결에 마법 능력을 가지게 된 고3 소녀가 학교를 무대로 펼치는 이야기다. 교사인 두 동문은 만화적인 상상 속에 교육 현장에서 느낀 현실을 절묘히 녹여냈다. 불 꺼진 학교에서 마법소녀로 활약한 주인공은 고단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수험서를 펼치고, 마법 능력은 입시 자소서의 소재로 활용된다. 입시 위주 교육에 지친 요즘 학생들이 이 만화에 `공감' 버튼을 누르는 이유다.



 
초등학교 동창 시절부터 `만화 동지'였던 두 동문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동문이 만화의 얼개에 해당하는 스토리보드를 짜면 동문이 그림을 그리고 각종 효과를 덧입힌 다음, 다시 동문이 대사와 제목을 달아 한 편을 완성하는 식으로 작업한다. 두 동문은 역할이 나뉘어 있지만 이야기를 짜다 막히면 상대가 아이디어를 주거나 그림에 대해 수정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활발하게 의견을 나눈다서로 근무 지역이 달라 학기 중에는 거의 만나지 못하고 메신저로 의논하는데, 합이 잘 맞아 매번 무사히 마감하게 된다고 서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매지컬 고삼즈는 주1회 연재하는 `목요 웹툰'이다. 전업 작가에게도 일주일에 한 편씩 만화를 그려내기란 버거운 일. 학교 업무와 창작 활동을 병행하려면 더더욱 힘겨울 법도 하지만 두 동문은 좀처럼 마감 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

 웹툰을 그린다는 게 알려진 이상 학교에서는 더욱 긴장하는 편이에요. 업무에서 실수하면 만화에 정신이 팔려 학교 일을 소홀히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퇴근하면 많이 지치기도 하지만, 시간을 쪼개 체력을 길러둔 덕에 지속적인 작업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동문과 동문은 어릴 적부터 만화가를 꿈꿨다. 동문은 그 꿈을 잠시 접고 국어교사를 지망했다. 교원 임용시험 준비 과정을 그림일기처럼 그려 모교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리던 것이 학우들의 호응을 얻었고, `고시생툰'이라는 정식 웹툰의 작가로 데뷔하게 됐다. 먼 길을 돌아 꿈을 이룬 셈이다.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가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느 길이 답인지는 알 수 없네요. 최근 고전시가를 가르치면서 어려운 내용 때문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안타까워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꿈을담는틀)라는 책을 썼어요. 만화로 국어지식을 손쉽게 풀어내는 국어교사, 교육 현실의 문제를 그리는 웹툰작가라는 타이틀은 한쪽 길에만 매진했다면 얻을 수 없었을 거예요. 진로 고민이 많은 제자들에게도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 주곤 합니다.”

 동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 만화와 관련된 입체, 영상, 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배웠다. 특히 피규어나 영화의 특수효과용 조형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모교 조소과에 진학했다. 순수 미술과 더불어 다양한 미적 경험을 했던 것이 미술교사인 그에게 좋은 자양분이 된다고 한다.



 
미술 전공을 생각하지 않는 학생들이 미술을 `내신에 들어가지 않는 과목'으로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려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포기하는 학생도 있고요. 요즘 학생들은 순수 미술 외에도 만화나 영화, 게임 등으로 미술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데, 교사로서 다양한 미적 체험을 할 수 있게끔 돕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묻자 동문은 학생들을 위해 국어 문법을 쉽게 풀어낸 책을, `매지컬 고삼즈'가 데뷔작인 동문은 아쉬운 점을 보완한 차기작을 구상 중이라고 답했다. 그 외에도 두 동문이 작년에 함께 다녀온 여행 이야기, 청년 이야기 등 함께 풀어나갈 소재가 무궁무진하다고. 오랜 친구이자 만화가 동료인 두 동문은 변함없이 뜨거운 창작열을 펼쳐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