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호 2015년 2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암 발생률 감소의 의미

지난해 12월 23일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2000년 이후 줄곧 증가하던 국내 암 발생률이 처음 감소로 돌아섰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암. 과거에는 암은 곧 `사망 선고'였다. 하지만 암환자 생존율은 1999년 시작된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을 기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동시에 암 사망률은 위암이나 간암, 폐암 등 일부 암에서만 감소하는 경향에 힘입어 2010년대 초반부터 전체 암 사망률이 남자 2.03%, 여자 1.52%씩 매년 감소했지만 암 발생률은 감소하지 않고 같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남자 1.6%, 여자 5.7%)를 보였다. 결국 우리나라 암환자가 1백만 명을 넘는 상황에 이르게 돼 의료-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됐다. 결국 대안은 암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었다.
그런데 멈출 것 같지 않던 암 발생의 증가추세가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나라 국민의 암 발생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은 했지만 지금의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2010년대 후반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암역학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국내 갑상선암도 일시적인 현상(기간효과)으로 언젠가는 잠재 환자 수가 모두 소진돼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2년에 들어서면서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급증하던 유방암, 대장암도 그 발생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 국가의 암 현황은 국가단위의 암관리사업이 시작됨에 따라 `생존율 증가시기→사망률 감소시기→발생률 감소시기' 순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제2기말에 속하는 `사망률 감소시기'에 속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발표로 2012년부터 제3기인 `발생률 감소시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암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국가나 의료계가 진단방법을 개발하고 조기검진 운영체계를 행정적으로 마련해 놓은 다음에 국민이 이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 그러나 생존율이 아무리 향상된다 해도 암의 발생률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번에 발표된 것처럼 우리나라 국민 전체에서 암 발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암의 사망률이나 발생률이 감소되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연을 실천하거나 간염 예방 접종을 수진하는 일,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고 조절하는 일이나 적정 체중을 관리하는 일 등 암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 대부분은 개개인의 의지와 실천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국민 선진문화 의식의 일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인간에게 발생하는 암의 약 3분의 1은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통해 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래서 암의 조기검진도 매우 중요하다. 암에 걸리면 어떡하나 무서워 건강검진을 회피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건강할 때 암을 찾아내면 그것은 조기에 암을 발견한 것이 되고,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조기 암은 적절히 치료를 할 경우 모두 합해서 95% 이상 완치를 시킬 수 있다. `암에 걸리면 어떡하나'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암을 늦게 발견하게 돼 본인이나 가족들이 고생하면 어떡하나' 고민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