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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2014년 12월] 기고 감상평

李 知 炫(독어교육13입)





 마당극은 풍물, 탈춤 등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연극입니다. 하지만 연극보다는 극 구성에 있어 훨씬 자유롭고,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 사회를 향해 외치고 싶은 메시지를 악과 노래, , 연기, 무대장치 등으로 맘껏 방출하는 공연이 바로 동아리 마당패탈의 가장 큰 활동 중 하나입니다.

 올해 1124일과 25일 총 3번에 걸쳐 올린 43회 정기공연을 합하면 약 80회가 넘는 공연이 탈아(동아리원을 가리키는 말)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많지 않은 동아리원끼리 주제 선정부터 대본 작성, 그리고 무대 연출까지 직접 제작하는지라 큰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통쾌한 풍자와 해학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해 40년이 넘게 이 동아리가 이어져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외에도 저희 동아리는 매년 방학마다 탈춤 전수와 풍물 또는 사물 전수를 12주간 받으러 떠납니다. 춤은 주로 강령탈춤, 고성 오광대 탈춤을 배우며 악은 웃다리 사물놀이와 우도 풍물을 배우곤 합니다. 사부님께 배우는 탈춤과 악은 공연에서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사용되기에 힘든 연습 과정에도 불구하고 매 여름, 겨울을 전수관에서 땀 흘리며 보내곤 합니다.

 사회에서의 대학생 위치와 역할, 역량 모든 것이 이전과 달라졌지만 여기 마당패탈에서는 옛 선배들의 방식을 고수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힘든 일정과 비효율적인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 탈아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지만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는 것을 보면, 이는 여전히 대학생들의 가슴엔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6070년대 전국의 대학교에서 생겨난 많은 탈패, 마당패들이 이제는 `그 때 대학생들은 그랬었지'라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온 무대를 흔드는 사물 악기의 소리와 함께 내뱉는 풍자와 해학이 바로 이 사회에서 대학생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한 탈아들의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