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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2014년 1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Back to the Basic


 또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는 12월이다. 모교와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국립대학법인으로의 전환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사실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인 이사회가 `선출'한 첫 총장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필자가 접한 두 사연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어 걱정된다. 우선, 모교의 학생군사교육단(ROTC)이 폐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국방부의 운영실태 평가에서 ROTC를 설치한 115개 대학 중 최하위권에 들었고, 평가 점수도 낙제점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친구이기도 한 모교 교수의 얘기다. 대학원생 중에 모교 학부 출신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또 그 대학원생들도 학문적 성취보다는 취업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기초학문은 말할 것도 없고, 각 분야의 기초 과목을 전공하려는 사람 찾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두 경우 모두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ROTC를 자원하겠는가. 군 지도자 과정을 거쳤다고 사회에서 특별한 인정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21개월까지 단축된 복무기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차라리 다른 `취업 스펙'을 쌓는 게 낫다. 대학원 사정도 마찬가지다. 모교를 졸업해도 좋은 직장 취업이 쉽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학문에 대한 사명감이 밥 먹여주나, 큰 고민하지 말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돈 벌고 사는 게 좋다.

 그러나 서울대에서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되게 놔둬선 안 된다. 서울대는 국립대학이든, 국립대학법인이든, 국가와 사회로부터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흔쾌히 서울대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ROTC 제도가 국가적 필요성에 의해 존치되는 한 서울대는 타의 모범이 돼야 한다. 지원자가 줄어든다면 파격적 혜택을 주더라도 좋은 인재들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 기초 분야 연구 역시 마찬가지다.

 법인화로 자율성이 커진 만큼 더 큰 책임과 헌신이 요구된다. 그 출발은 서울대인들이 국가와 학문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는 일이다. 어지러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서울대가 하지 못하면 아무도 하지 못한다.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라'는 이유다.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는 화두가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연말연시다. 李容式 문화일보 논설위원실장·관훈클럽 총무·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