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호 2014년 11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시니어 어치브먼트 姜 慶 植공동대표



- 설립 취지는 무엇인지.
“우리나라가 1960년대 평균 수명이 50대 초반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50대만 되면 노인 행세를 했고, 환갑이 되면 동네가 떠들썩하게 잔치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이 됐습니다.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 모든 제도는 환갑시대 그대로입니다. 과거에는 인생을 셋으로 나눠 공부하고, 일한 후 은퇴해 여생을 보냈지만,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일이나 공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지금의 교육 제도, 노동시장 제도 등 많은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100세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발족하게 됐습니다.”
- 지난 10월 7일 창립총회를 개최하셨는데.
“창립 발기인이 1천2백명입니다. 사실은 1만명 발기인을 모아 창립하려 했는데, 우선 만들어 놓고 활동하면서 점차 회원을 늘려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1천2백명의 회원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립총회에는 2백5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앞으로의 활동 제안과 토론 등이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회원 가입에 제한이 있나요.
“`시니어'라고 하니 많은 분이 노인들의 모임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시니어는 물론 앞으로 시니어가 될 사람들 모두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나이, 성별 등 어떤 제약도 없습니다. 다만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폰 활용은 필수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있어야 합니다.”
- 명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2002년에 386세대가 펼치는 정책을 보며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경제교육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미국의 `주니어 어치브먼트'를 국내에 도입했었습니다. 주니어 어치브먼트의 모토가 `청소년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입니다. 이와 연계해서 이제는 `시니어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는 뜻으로 `시니어 어치브먼트'라고 명칭을 정했습니다. 활동에서도 주니어 어치브먼트와 서로 연계해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앞에서도 말씀하셨듯이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0∼60대에 강제 은퇴를 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은퇴라는 것은 각자가 선택할 문제이지 제도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능력이 있음에도 나이 때문에 은퇴를 강요당하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살아야 합니다. 앞으로의 시대에서 `餘生'은 없습니다. `生'이 있을 뿐입니다. 이젠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노인 문제를 다룬 `퇴적 공간'이란 책을 보면 퇴임 후 노인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처지로 나와 있습니다. 시니어들은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지금처럼 버려진다면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낭비입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 장애가 되는 요소라면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요.
“가장 큰 것이 연령제한이죠. 정년퇴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조선시대에도 과거에 합격한 최고령이 86세였습니다. 90세 넘어서까지 재상을 지낸 분도 계시고요. 일하는 데 있어 나이가 장애요소가 돼서는 안 됩니다.”
-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SA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먼저 어떤 일을 하겠다고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멍석을 깔아놓는 거죠. 자율적·개방형 참여마당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베란다 텃밭 가꾸기' 사업을 제안하는 회원이 있다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을 진행하면 됩니다.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씩 `시니어 뉴스'도 모바일로 발행하고 있고, 11월 말부터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해 더 다양한 활동 모임이 생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崔鍾璨(무역68 - 72)원장, 한국전쟁기념재단 金仁圭(정치69 - 73)이사장과 공동대표 체제입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른지.
“사실 저는 직접 대표로 나설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SA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의견이 많아 공동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현재 이곳의 실무적인 일을 NSI 연구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崔鍾璨원장의 참여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지요. 金仁圭이사장의 경우 언론인 출신으로 폭넓은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창립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같이 이끌게 됐습니다. 시니어 어치브먼트 대표의 임기가 3년입니다. 딱히 셋이서 역할을 나누는 부분은 없습니다. 1년씩 돌아가며 맡는 것도 좋을 것이라 봅니다.”
- 경제관료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경제기획원 기획차관보와 재무부 장관으로 일할 때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일한 보람도 컸었습니다. 기획차관보 때 중화학 건설의 축소 조정, 수입 개방, 가격에 대한 행정규제 폐지 등 성역시됐던 정책분야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 정책 기조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안정화 시책'으로 채택됐고, 10·26과 같은 격변기를 지나 `안정, 자율, 개방'은 새로 들어선 정부의 확고한 정책 기조가 됐습니다. 그 후 물가는 3% 수준으로 안정됐고 경제운용 방식도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의 자율과 국내 시장을 개방하고 공정거래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 금융실명제 등 내국세제 개혁과 관세제도 정비를 통한 수입자유화 추진 등 개혁 작업을 직접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고 보람입니다.”
- 은퇴를 앞뒀거나 이미 은퇴를 한 동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시니어 어치브먼트에 참여해 열심히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내세운 모토가 `Alone(홀로) Together(함께)'입니다. 시니어들은 자녀들에게 기대지 말고 각자 자기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이루며 살아가자는 거죠. 시니어 어치브먼트는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마당)을 만들고자 합니다.”
〈사진 = 邊廷洙기자·정리 = 林香默기자〉